[서경이 만난 사람] 정창수 한국관광공사 사장 "단체 대신 개별관광객 유치 집중...中 사드보복 넘어설 것"

국가별 맞춤정책으로 싼커·무슬림 유치 확대
베이징올림픽 앞두고 中 직접규제는 안할 것
외래관광객 2,000만 시대 열 인프라 연내 구축
콘텐츠 차별화 통해 평창올림픽 붐업에도 총력

정창수 한국관광공사 사장이 10일 오후 중구 한국관광공사 서울센터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송은석기자
대담=문성진 문화레저부장 hnsj@sedaily.com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가 배치될지 안 될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중국이) 압박해올 것입니다. 다른 국가 정부의 정책을 평가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지만 사드와 연계시켜 규제를 강화하는 것은 한국과 중국의 발전을 위해서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서울 중구 한국관광공사 서울센터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난 정창수(59·사진) 한국관광공사 사장은 민감한 주제인 사드 배치가 중국 관광객 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조심스럽지만 명확한 입장을 나타냈다.

지난해 연간 중국인 관광객 증가율은 34.8%였다. 그러나 사드 배치가 결정된 직후인 지난해 4·4분기 중국 관광객 증가율은 6.8%로 증가세가 둔화되기 시작했다. 중국 정부 정책에 영향을 많이 받는 단체관광객에 비해 상대적으로 영향이 적은 개별여행객의 비중이 증가하면서 전체 중국 관광객 규모는 현재까지 성장세를 유지하는 상황이다.

중국 정부가 통제하기 힘든 개별여행객 수가 늘어나면서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인 여행객 감소 문제는 당장 중요한 현안이 아닌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중국 내부에서는 개별여행객들의 방한을 애국심과 연관 지으며 문제 삼는 목소리도 나오는 등 사드가 국내 관광업계에 변수로 작용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정 사장이 “사드 배치가 중국인 관광객 수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볼 수 없다”고 걱정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정 사장은 “중국을 찾는 한국인 수가 많은 상황에서 중국 당국이 자국의 관광 내수를 일부 책임지는 한국 관광객 수가 줄어드는 것을 원치 않을 테고 오는 2020년 베이징올림픽까지 앞두고 있어 자칫 한국에 대한 관광 규제가 올림픽 ‘붐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중국이 직접적인 규제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래도 예상은 언제나 빗나갈 수 있는 만큼 공사는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 우선 외래관광객 중 비중이 가장 큰 중국인들의 관광 트렌드가 단체에서 개별로 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개별여행객 유치에 집중하고 있다.
정창수 한국관광공사 사장이 10일 오후 중구 한국관광공사 서울센터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송은석기자



공사는 자체 개발한 한국 개별여행 브랜드 ‘싱얼(星兒)’을 활용한 모바일매거진 발간과 중국판 파워블로거(왕훙·網紅)를 활용한 ‘셀렙투어’ 등으로 신규 콘텐츠(남해안, 봄꽃테마, 미식먹방, 한국관광 버킷리스트)를 홍보할 계획이다. 중국 3대 정보기술(IT) 기업인 ‘텐센트’,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 ‘시트립’ 등 현지 유력 기업과 연계해 한국관광상품 홍보관을 개설하고 중국 최대 모바일메신저 ‘위챗’을 활용한 연간 캠페인도 추진할 방침이다. 아울러 중국 아웃바운드 트렌드와 중국인 부유층의 취향에 부합하는 고품질 상품을 기획하고 현지 판촉을 강화해 고품격(3박4일, 300만원 이상) 방한상품을 발굴하는 한편 부유층을 대상으로 1대1‘ 타깃마케팅’도 벌일 예정이다.

근본적으로는 국내 관광시장의 파이를 키우기 위해 한국을 찾는 외국관광객 구성이 좀 더 다양해질 수 있도록 국가별 맞춤형 정책을 펴나갈 방침이다. 공사가 가장 주목하는 대상은 무슬림 국가 관광객들이다. 이들 국가의 지난해 관광객 증가율은 전체 외래관광객 증가율보다 높았다. 이에 공사에서는 올해 무슬림프렌들리 여행 기반 조성을 핵심사업으로 정하고 무슬림 VIP 유치를 위한 프로모션 실시와 무슬림 시장 신규 지사 개소, 무슬림 관광 전문가 육성 및 기도실 확보 확대(25개→40개)를 추진하고 있다. 정 사장은 “위기라는 게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겠지만 중요한 것은 변수인 위기를 상수화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구성이 좀 더 다양해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 사장은 강소 관광국을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지난 2015년 8월 취임한 후 한국 관광산업의 체질개선을 위해 노력해왔다. 그 덕인지는 모르겠으나 지난해 외래관광객 수는 사상 처음으로 1,700만명을 넘었다.

공사는 올해 목표로 외국인관광객 1,800만명 유치를 내세웠지만 정 사장은 그 이상을 보고 있다. 그는 올해 안으로 2,000만 관광객이 찾아올 수 있는 인프라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가졌다. 정 사장은 “1,000만에서 1,700만이 넘는 데 5~6년밖에 안 걸렸다”며 “이런 속도를 감안하면 지금 단계에서 국내 관광 인프라를 2,000만 외국인관광 시대에 맞게 업그레이드해야 한다”고 밝혔다.

“탄광촌을 관광지로 바꾼 유럽의 경우를 참조해 도시재생사업에 힘쓰는 이유도 관광 인프라 업그레이드를 위한 노력의 하나”라고 정 사장은 설명했다. 실제 공사는 강원도 홍천에 있는 하수오폐수처리장을 학습장으로 만드는 과정에 컨설팅 업무를 담당하기도 했다. 최근 관광산업이 전통적인 관광산업의 범주를 벗어나 엔터테인먼트·의료·미용·쇼핑·정보통신기술(ICT) 등 새로운 분야와 융복합되면서 지속적으로 외연이 확장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 공사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관광산업을 다시 정의하고 이의 범위를 다시 정립하기 위한 논의도 진행하고 있다. 외국으로 나가는 여행객 수가 국내로 들어오는 여행객 수보다 많아 생기는 여행수지 적자를 해소하는 일도 공사의 관심거리 중 하나다. 우리 국민들이 국내여행보다 해외여행을 선호하는 것은 쉽게 말해 해외의 관광 콘텐츠 매력도가 국내보다 우위에 있기 때문이다.

정 사장은 “국내 여행지를 매력적으로 만들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권역별·테마별 고품격 콘텐츠를 발굴·육성하기 위한 체류형 관광지 조성사업인 ‘대한민국 테마여행 10선’과 ‘코리아 둘레길 조성’, 역사와 전통문화를 테마로 한 ‘전통문화관광자원화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올해 신설된 겨울 여행주간과 함께 하계 국내여행 캠페인을 실시해 사계절 국내여행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정 사장은 “해외여행 수요를 국내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공급 측면에서 인프라 강화 및 콘텐츠 확충, 수요창출 측면에서 대국민 국내여행 캠페인과 온라인 홍보, 휴가문화 캠페인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제 1년도 채 남지 않은 2018평창동계올림픽을 위한 한국 관광의 붐업은 임기 반환점을 돈 정 사장의 막중한 과제다. 이에 공사는 올해 핵심사업 중 하나로 ‘관광올림픽 금메달을 위한 평창동계올림픽 붐업’을 설정하고 외국관광객 유치에 총력을 쏟고 있다. 정 사장은 “올림픽에 특화된 콘텐츠를 발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자연·음식·한류·문화·축제 등에서 타 지역과 차별화되는 요소를 발굴해 사계절 관광목적지로서 강원 관광을 홍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성규기자 exculpate2@sedaily.com 사진=송은석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