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법 형사21단독 진재경 판사는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등으로 기소된 우형철(53)씨에게 20일 무죄를 선고했다.
우씨는 이투스교육 주식회사 소속으로 ‘삽자루’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수학강사다. 그는 경쟁업체인 디지털대성을 비방할 목적으로 지난 2014년 8월12일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멈추지 않는 대성알바’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올려 디지털대성의 명예를 훼손하고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우씨는 동영상에서 “정직원까지 동원된 대성의 커뮤니티 알바 실체를 공개한다”라는 자막과 함께 “디지털대성은 회사 내에서 회사의 IP를 이용해 직접 오르비, 수만휘, 디씨인강갤 등에서 수험생을 가장해 알바 행위를 지속적으로 해왔다”고 주장했다.
이에 진 판사는 “동영상에서 피고인의 발언에는 단정적 표현이나 디지털대성을 비난하는 표현이 일부 있기는 하다”면서도 “전체적 취지는 디지털대성이 직접 또는 용역업체 등을 통해 인터넷 여론 조작 행위를 했음을 충분히 의심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의 발언이 허위의 사실임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피고인이 이를 허위로 인식했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 과정에서 입시학원 간 인터넷상 여론 조작과 상호 비방이 수시로 이뤄진 정황도 나타났다.
수험생 커뮤니티 사이트인 ‘오르비’에서 특정 아이디가 디지털대성 강사들을 추천하는 글을 올렸는데 이 글의 IP가 디지털대성의 IP와 일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온라인 수험생 커뮤니티인 ‘수만휘’에서 디지털대성을 홍보하는 글을 올린 아이디가 디지털대성의 온라인 입시정보 콘텐츠 채용 담당자 이메일 아이디와 일치했던 사실도 드러났다. 이에 진 판사는 “학생이 아닌 사람이 마치 학생인 것처럼 가장해 은근히 피해자 회사 소속 강사들을 홍보하는 여론 조작 행위를 하고 있고, 그 배후에 피해자 회사가 있는 것으로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두형기자 mcdjrp@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