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1일 “불의에 대한 분노 없이 어떻게 정의를 바로 세우겠느냐”며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선한 의지’ 발언을 재반박했다.

앞서 안 지사는 선한 의지 발언 관련 문 전 대표의 ‘분노가 빠져 있다’는 비판에 대해 “지도자의 분노는 피바람을 부를 수 있다”고 반박한 바 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용산우체국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의 분노는 사람에 대한 증오가 아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금 국민들은 적폐청산, 그리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국가대개혁을 요구하고 있다”며 “그것은 정말로 오래된 적폐에 대한 뜨거운 분노, 그것을 혁파하겠다는 강력한 의지 위에서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실과 적당하게 타협하거나 기득권 세력과 적절하게 손잡고 타협하는 그런 방식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한 문 전 대표는 자유한국당이 특검 기간 연장에 반대 당론을 정한 것과 관련해 “특검 연장에 대해 한국당이 반대하거나,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거부할 수 있는 재량이나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당초부터 특검법은 기간 (연장이) 필요한 경우에는 당연히 연장한다는 것을 전제로 해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금 특검이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은 온 국민이 안다. 지금까지 특검 수사가 충분하지 못했던 이유는 곧바로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 측의 특검 수사에 대한 비협조 거부가 원인”이라며 “이제 와서 특검 연장을 반대하는 것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생각한다. 국민들의 공분을 불러일으킬 행태”라고 비난했다.

문 전 대표는 자신이 개헌에 미온적이라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 “무엇이 미온적이냐. 지금 탄핵도 안 됐는데 무슨 개헌 얘기들에 집중할 때냐”라며 “지금은 다 탄핵에 집중할 때라는 것이 국민의 공감대다. 일에 선후가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지금 개헌을 얘기하는 사람들은 탄핵 국면을 물타기 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자유한국당이 김정남 피살사건에 대해 ‘북한 소행이 맞다면’을 전제로 한 자신의 발언을 문제 삼아 안보관을 지적한 것에 대해 “그렇게 수준 낮은 정치를 그만 둬야 한다”며 “그때는 사실관계가 확인이 안 된 상태이고, 지금은 갈수록 북한 소행이란 것이 뚜렷해지고 있다. 상황에 맞게 말을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북한의 소행이라는 사실이 점점 드러나는데, 이것은 우리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인류가 용서할 수 없는 야만적 테러행위”라면서 “그에 대해선 온 세계가 북한을 규탄할 것으로 본다. 우리로서는 안보에 대해 더더욱 경각심을 갖고 잘 대처해 나가야 한다. 안보 (위기에) 잘 대처할 생각을 해야지. 남을 비난할 생각을 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세영 인턴기자 sylee230@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