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은 지난해 7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함께 블록체인 아이디어 경진대회인 ‘핀테크 블록체인 해커톤’을 개최했다. 블록체인만 특화한 해커톤은 국내에서는 첫 번째로 시도된 행사로 국내 블록체인 생태계 이슈 선점을 꾀하고자 했다./사진제공=IBK기업은행
지난해 7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인천상륙작전’의 성공에는 IBK기업은행이 자리하고 있다. 제작비 170억원이 투입된 이 영화는 국내 처음으로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자금을 유치한 사례다. 기업은행은 170억원의 제작비 가운데 35억원을 투자했다. 5억원은 기업은행 자회사인 IBK투자증권을 통해 300여명의 ‘개미투자자’로부터 모았다. 영화가 성공하면서 크라우드펀딩 투자자들은 20%가 넘는 수익률을 올리며 대박을 냈다. 국내 크라우드펀딩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가 된 것이다.기업은행은 이 같은 성공을 계기로 크라우드펀딩을 통한 창업·중소기업 자금지원에도 본격 나서고 있다. 중소기업 육성이 목표인 기업은행이 최첨단 금융기법을 접목해 중소기업 지원에 팔을 걷고 나선 것이다. 지난해 1월부터 ‘기업투자정보마당’이라는 크라우드펀딩 중개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기업투자정보마당을 통해 지난해 12월 기준 총 116건, 172억원의 크라우드펀딩 유치에 성공했다. 기업은행의 한 관계자는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개인투자자의 돈을 모아 기술력 있는 기업의 비상장 주식이나 회사채에 투자하고 있다”며 “투자자는 기업이 수익을 내면 배당을 받을 수 있고 주가 상승에 따른 매매차익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가진 기업에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투자를 받을 수 있도록 적극 돕고 있다. 창업·중소기업과 투자자 간 가교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기업은행은 은행으로서는 이례적으로 해커톤 대회도 열고 있다. 해커톤은 해킹(hacking)과 마라톤(marathon)의 합성어로 기획자·디자이너·개발자 등이 한 팀을 이뤄 마라톤을 하듯 쉬지 않고 아이디어를 내고 프로그래밍해서 시제품 단계의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경진대회다. 지난해 7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함께 ‘핀테크 블록체인 해커톤’을 개최하고 있다. 블록체인만 특화한 해커톤은 국내에서는 첫 번째 시도일 정도로 주목을 받는 행사다. 기업은행은 이를 통해 블록체인 분야의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핀테크 기업을 발굴하고 국내 블록체인 생태계 이슈를 선점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올해부터는 국내 최초로 ‘기업핀테크채널부’를 신설하고 중소기업을 위한 핀테크 시장을 본격 개척해나갈 계획이다. 국내 핀테크 시장에서 다른 은행과 같은 전략으로 경쟁하는 게 아니라 중소기업인을 위한 선택과 집중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기업은행은 이달 초 경리 직원이 없는 개인사업자를 위한 모바일 경영 비서 ‘IBK모바일 자금관리’ 애플리케이션을 내놓았다. PC를 통한 자금관리 서비스는 많이 출시됐지만 모바일 전용 앱이 은행권에서 나온 것은 처음이다. 앱을 다운 받은 후 회원가입 및 계좌등록을 하면 모든 은행 계좌 잔액, 입출금 거래 내역 등 금융거래 정보와 카드매출 내역, 카드사 입금예정액, 부가세 환급 예상금액 등 경비내용을 매일 정해진 시간에 안내 받을 수 있다. 개인 고객을 위한 핀테크 분야에서는 모바일 통합 금융 플랫폼 ‘아이원(i-ONE)뱅크’를 중심으로 다양한 시도도 모색하고 있다. 아이원뱅크는 여러 기능이 서로 다른 앱으로 흩어진 타 은행 모바일 앱과 달리 한 앱 안에서 풀뱅킹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으로 가입자 수가 550만명을 넘어섰다. 이재진 개인디지털채널부장은 “올해 하반기 챗봇 서비스 탑재를 비롯해 시니어 고객을 위한 ‘보이는 ARS 서비스’ 도입 등 다양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주원기자 joowonmai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