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번역실력, 구글이 1위

60점 만점에 28점으로 선전
인간에는 아직 한참 못미쳐



인공지능(AI)이 번역하면 문장의 90%가 어법이 틀리고 인간의 섬세한 감정을 살려내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알파고’ 개발사인 구글의 번역은 주목할 만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구글 번역이 인간의 번역점수 49점(60점 만점)에는 크게 못 미치지만 28점으로 만점의 절반에 육박하는 실력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22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전날 펼쳐진 한·영, 영·한 번역 대결에서 인간이 압승을 거둔 가운데 AI 번역기 중에는 구글이 다른 두 곳을 크게 앞섰다. 국내 대표 포털인 네이버의 번역기 ‘파파고’는 17점으로 2위에 올랐지만 구글 번역기보다는 9점 이상 뒤졌다. 세계 1위의 기계번역 업체인 시스트란은 15점으로 그 뒤를 이었다. 주최 측인 국제통번역협회와 세종대·세종사이버대는 개별 AI 번역기의 평가점수를 밝히지 않았으나 업계에 빠르게 소문이 퍼지면서 하루 만에 결과가 공개됐다.

IT업계에서는 구글이 이세돌 9단을 꺾은 알파고를 개발하는 등 AI 분야에서 앞선 기술을 보유한 만큼 번역기 성능도 다른 업체보다 앞선 것으로 분석한다. 네이버 파파고는 딥러닝 기반의 인공신경망 번역(NMT) 기술을 아직 200자 이내의 문장에만 적용하고 있어 이번 대결에서는 기존 기술인 통계기반 번역(SMT)으로 진행한 점이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

구글과 네이버는 지난해 인공신경망 기술 방식의 번역기 서비스를 선보이며 과거와 비교해 발전된 결과물을 내놓고 있다. 다만 통번역학계에서는 AI 번역기가 문학작품이나 은유적 표현을 정확하게 번역하려면 상당한 시일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다. 곽중철 한국외국어대 통역번역대학원 교수는 “AI의 문학 번역은 전반적으로 정확성이 크게 떨어져 전체의 90% 정도는 문장조차 제대로 구성하지 못하는 한계를 드러냈다”고 짚었다.

/지민구기자 mingu@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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