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값 따라 희비 엇갈린 오뚜기·농심 주가

가격 동결소식에 오뚜기 3.45% 상승
인상 선택했던 농심은 역풍 맞고 6.78% 급락

라면 시장의 대표적 라이벌인 오뚜기(007310)와 농심(004370)이 제품 가격 정책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오뚜기가 라면값 동결 발표 하루 만에 3%가 넘는 상승세를 보인 반면 지난해 12월 라면값을 인상한 농심은 오뚜기의 역풍을 맞고 주가가 7% 가까이 급락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오뚜기의 주가는 3.45%(2만 5,000원)오른 74만 9,000원에 장을 마쳤다. 전일까지 5거래일 연속으로 주가가 떨어졌지만 이날 하루 만에 그동안의 하락세를 만회했다. 반면 농심의 주가는 이날 6.78%(2만 3,000원) 급락한 31만 6,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농심 주가가 하루 만에 이렇게 떨어진 것은 지난해 8월 이후 처음이다.


오뚜기의 예상 밖의 라면값 동결 소식이 두 회사 주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하루 전인 22일 오뚜기는 최근 내부회의를 통해 올해 라면 가격을 올리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오뚜기의 가격 동결은 2008년 이후 계속된 것이다. 시장에서는 선두주자인 농심이 지난해 12월 주요 라면제품의 가격을 5.5% 인상하자 오뚜기도 시차를 두고 라면값을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시장전문가들도 오뚜기의 가격 동결이 향후 회사 실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오뚜기의 라면값 동결은 더 나은 내일을 위한 의미 있는 선택”이라며 “향후 업계 점유율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IBK에 따르면 오뚜기의 라면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말 역대 최고치인 25.6%를 기록했는데 김 연구원은 농심의 가격 인상 반사이익으로 올해 오뚜기의 점유율이 30%를 넘어설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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