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암살 용의자’ 공격 후 구토 증상…VX 오염 가능성↑ 공원, 병원까지 위험?
김정남 피살에 신경성 독가스인 ‘VX’가 사용된 것으로 결론이 나면서 암살 용의자는 물론 이번 사건과 연관된 공공장소도 독성물질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김정남 암살을 실행한 여성 용의자 2명 가운데 1명임 이미 VX 노출 증상을 보였다고 칼리드 아부 바카르 말레이시아 경찰청장은 전했다.
김정남 얼굴에 독극물을 바른 암살 여성용의자 시티 아이샤와 도안 티 흐엉 중 한 명이 구토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말레이 당국은 앞서 범행 당시 두 여성이 차례로 맨손으로 독극물을 김정남 얼굴에 문질렀다고 전했다.
용의자가 경미한 증상만을 보였다면 두 여성 용의자가 섞이면 VX로 변하는 서로 다른 화학물질을 손에 묻힌 뒤, 김정남의 얼굴에서 혼합해 독성을 띠게 했을 가능성과 범행 전이나 직후에 해독제를 복용했을 가능성 등이 나오고 있다.
또한, 미국 플로리다대 법의학부 학과장인 독물학자 브루스 골드버거 박사는 VX는 소금 몇 알갱이 정도의 아주 적은 양으로도 사람을 죽일 수 있으며, 피부를 통해 흡수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말레이시아 경찰은 지난 13일 사건이 발생한 쿠알라룸푸르 제2 국제공항에서 독극물 제거 작업은 이뤄지지 않았으며, 숨진 김정남 외에 몸에 이상이 있는 사람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사건에 VX가 사용된 것이 사실이라면, 범행 현장인 공항뿐 아니라 병원과 구급차 등 김정남이 VX 공격을 받은 뒤 거쳐 간 모든 장소가 독성물질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AP는 전했다.
한편, AP, AFP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24일 말레이시아 경찰은 성명을 통해 김정남의 시신을 부검한 결과 신경성 독가스 ‘VX’(VX nerve agent)가 검출됐다는 보건부의 잠정 결론을 담은 보고서를 공식적으로 전했다.
사망자의 눈과 얼굴 샘플에서 ‘VX’가 검출됐다고 보건부는 밝혔으며 칼리드 아부 바카르 말레이시아 경찰청장은 “VX는 유엔 화학무기협약(CWC)에 따라 맹독성 화학무기로 분류된 물질”이라고 말했다.
[사진=MBN 방송화면 캡처]
/박재영기자 pjy0028@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