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사외이사 확대는 대선 이후 불거질 낙하산 인사 등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특히 삼성그룹 금융계열사들이 낙하산 인사 논란의 주범으로 지목된 상근감사제도를 최근 잇따라 폐지하는 등 정경유착 근절에 나선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KB금융은 24일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열어 스튜어트 솔로몬 전 메트라이프 회장을 임기 2년의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외국인 사외이사는 기존 김유니스경희 사외이사 외에 솔로몬 전 회장까지 추가되면서 2명이 된다. 총 7명의 사외이사 중 2명으로 30% 가까운 비율을 외국인 사외이사가 차지하게 된다. 현재 KB금융의 63%가 외국인 주주다. KB금융 관계자는 “외국인 주주의 대표성을 고려하고 보험업을 비롯한 비은행 부문에 대한 이사회의 자문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서 솔로몬 전 회장을 이사로 추천했다”고 말했다. 솔로몬 전 회장은 1971년 평화봉사단으로 한국에 처음 왔으며 외환은행 뉴욕지점을 거쳐 1995년 메트라이프에 입사한 후 2011년 12월 회장으로 퇴임하기까지 16년간 생명보험 업계를 이끌었다. KB금융은 기존 사외이사였던 최영휘·유석렬·이병남·박재하·김유니스경희·한종수 등 6명의 임기를 1년 더 연장했다.
외국인 사외이사 제도는 외국인 주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 외에 낙하산 인사 논란을 견제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KB금융의 최대주주는 국민연금으로 9.5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만 인사철마다 정관계 인사의 낙하산 논란이 불거져왔다. 지난해에는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의 KB국민은행장 내정설이 돌기도 했다. 외국인 주주 확대를 통한 외풍 견제책은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KB국민은행장의 오랜 숙원사업으로 이번에 관철됐다는 평가다. 윤 회장은 취임 초 서울경제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전략적투자자(SI) 성격의 외국자본을 유치해 외국인 주주를 경영에 참여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보리기자 bori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