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극우정당의 르펜 대표/파리=연합뉴스
프랑스 극우 국민전선(FN) 정당의 마린 르펜(48·사진)이 유럽연합(EU)을 “관료주의의 괴물”이라며 ‘프렉시트(프랑스의 유럽연합 탈퇴, Frexit)’를 재차 공언했다.
24일 르피가로에 따르면 르펜은 23일 저녁(현지시간) 파리 주재 고위 외교관 모임에 참석해 “이제는 (프랑스가) 유럽연합과의 관계를 끝내야 할 때”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EU를 “관료주의의 괴물”이라며 “유럽연합은 프랑스를 세상과 단절시키고, 쪼그라들게 한다”고 공격했다.
르펜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Brexit)에 대해 “유럽연합에 맞서 유럽을 위해 유럽의 국민이 다시 태어나는 것에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집권할 경우 “다른 유럽을 건설할 것”이라면서 “EU와의 조약들을 재검토하고, 자유로운 국가들의 유럽을 건설하는데 프랑스를 동참시키겠다”고 공언했다.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위한다며 연일 반(反) 자유무역주의 발언을 쏟아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같은 맥락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악명높은 백인우월주의 단체 KKK(Ku Klux Klan)의 전 우두머리는 르펜과 그의 아버지 장마리 르펜을 찬양하고 나섰다. 극우성향의 반(反)유대주의자로 유명한 데이비드 듀크는 자신의 최근 트위터에 “그녀의 아버지는 위대한 사람이고 진정한 애국자다. 21세기 정치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이해하는 강하고 지적인 여성을 길러냈다”고 말했다.
르펜의 아버지 장마리 르펜(88)은 프랑스 극우정당인 국민전선(Front National)을 창당한 인물로, 인종혐오 발언을 일삼고 나치의 유대인 학살 부인해 정치권에서는 르펜이 아버지의 극우성향을 그대로 빼닮았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한편 유럽의회 보좌관 채용 규정을 위반한 혐의를 받는 르펜은 지난 22일(현지시간) 경찰의 출석요구에 불응했다.
르펜은 자신의 보디가드인 티에리 레지에를 유럽의회 보좌관으로 허위 고용해 지난 2011년 10~12월 4만1,500유로(5,000만원 상당)를 부당 지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는 또 비서실장인 카트린 그리제 역시 유럽의회 보좌관으로 등록시켜 2010년 12월부터 2016년까지 월급으로 총 29만8,000유로(3억6,000만원 상당)를 챙겨줬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경찰은 허위보좌관 등록 의혹을 받는 르펜의 측근 2명을 르펜에게 출석을 요구한 날인 22일 구금 조치했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