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제목이자 소재인 ‘루시드 드림’은 수면자 스스로 꿈이라는 사실을 자각한 상태로 꿈을 꿔 알고 싶은 사실을 알아내는, 이른바 자각몽을 뜻한다. 주인공인 대호는 아들 잃은 아버지로서 꿈과 현실을 오가며 범인과 추격전을 벌인다.
“‘루시드 드림’은 희망과 믿음에 관한 영화에요. 자각몽이 아들을 찾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믿거든요. 아들을 찾겠다는 간절한 믿음과 희망을 갖고 꿈 속으로 들어가는 연기가 쉽진 않지만 할 수 없는 연기는 아니죠.”
영화보다 먼저 화제가 된 것은 그의 ‘몸’이었다. 영화 초반 배 나온 평범한 아버지의 모습에, 아들을 잃은 후 초췌하고 여윈 모습에 관객들이 두 번 놀란 것. “아들이 유괴되기 전까지는 아무런 걱정 없이 편했을 그 나이의 아버지는 배에 살도 붙었지 싶어 살을 찌웠고, 아들을 잃은 3년 동안의 고통은 엄청났을 테죠. 배우가 역할에 따라 몸무게를 늘리고 줄이는 건 겁낼 일 아닙니다.” 그는 이 역을 위해 10kg을 찌웠다가 18kg을 감량했다.
‘루시드 드림’ 속으로 들어가는 설정과 화면은 영화 ‘인셉션’ 만큼이나 화려하다. 볼거리도 많지만 반전 또한 놓치지 말아야 한다. “대호의 캐릭터 설정에 대기업 비리 고발 전문 기자로 돼 있고 이것이 사건의 단서로 여겨질 수 있는 부분”이라고 귀띔한 그는 “이제는 선(善)에 반대되는 캐릭터에도 관심이 가는데, 한 발 더 나아가 선과 악의 구분보다는 사람에서 출발하면 더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인터뷰를 끝내며 “옛 어른들이 ‘젊은 사람은 신이 만들고, 나이 든 사람은 사람이 만든다’고 하셨는데, 나이 들어서도 좋은 모습으로 생활이 바탕에 깔린 진실한 연기하도록 노력할 것”이라 다짐하는 그에게서 여전히 듬직한 ‘박카스 청년’이 다시 보였다 사라졌다.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사진제공=N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