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장생포 공장터 임대기간 1년 연장...현대미포 '안도의 한숨'

울산항만公·해양수산청 등과 합의
6월30일 계약 끝나는 공장 부지
내년 6월말까지 더 쓸수있게 돼
"조선업 가뜩이나 어려운데...
공장 건립비용 등 부담 줄여"

현대미포조선 울산 장생포 공장 전경. 울산항 너머 왼쪽편에 현대미포조선 본사가 위치해 있다. /서울경제DB
현대미포조선이 12년 전부터 사용하고 있는 울산 장생포 공장의 임대 기간이 1년 연장되면서 안도의 한숨을 쉬게 됐다.

26일 울산항만공사(UPA) 등에 따르면 장생포 해양공원 부지 관리주체인 UPA와 소유자인 울산지방해양수산청, 관할 지방자치단체인 울산 남구청, 사용자인 현대미포조선 등은 최근 부지 사용과 관련한 관계기관 협의회를 갖고 미포조선이 부지를 내년 6월까지 1년 연장 사용하는 것에 합의했다.

UPA 관계자는 “장생포 해양공원 부지 사용 계획이 현재 특별히 정해진 게 없는데다 조선업 경기불황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 기업을 돕자는데 뜻을 모았다”고 연장 결정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따라 오는 6월 30일 계약이 만료되는 미포조선 공장 부지의 사용 기간이 1년 연장돼 2018년 6월 말까지 쓸 수 있게 됐다.


장생포 부지는 지난 1996년 울산지방해양수산청이 울산항 항로 직선화 사업을 하면서 준설토를 매립해 조성한 15만2,000㎡ 규모 국유지의 일부다. 국유지 가운데 유휴부지로 남은 9만8,441㎡를 조선업 호황기였던 2005년 7월 현대미포조선이 선박 블록 제작장으로 10년간 임대한 후 2015년 6월 다시 2년간 연장해 사용하고 있다.

현대미포조선은 동구에 위치한 본사와 함께 4개의 사외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장생포 공장은 본사와 바다를 사이에 두고 1.7㎞ 거리로 가장 가까워 물류비가 적게 든다. 또 당장 마땅한 부지를 구할 수 없는데다 설사 구하더라도 기존 공장 해체와 새 공장 건립에 큰 비용이 들어간다. 조선업이 가장 어려운 시기에 한 푼이라도 아껴야 하는 현대미포조선 입장에서는 이사비용마저 부담스러운 상황이었다.

현대미포조선 관계자는 “여러 기관에서 조선업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이런 결정을 내려줘 감사하다”며 “지자체 발전을 위해 누가 안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장생포를 고래문화특구로 조성하고 있는 울산 남구는 이곳에 150m 높이 고래등대 건립을 구청장 공약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UPA는 장기적으로 지역에 흩어져 있는 선사 대리점과 선용품 업체, 선박 부품 대리점 등 해양시설을 모은 집적화 단지로 조성하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두 사업 모두 사업 실현에 상당한 시간이 걸려 이번 현대미포조선 부지 연장 사용 결정을 내리게 됐다.

/울산=장지승기자 jj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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