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심판 최종 변론기일, 헌재 앞 ‘1인시위·몸싸움까지’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최종 변론기일이 열린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탄핵에 찬성 혹은 반대하는 시민단체들의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헌재 앞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이려던 탄핵 반대 측 참가자들은 회견 인원과 돌발행동을 제한하는 경찰과 마찰을 빚거나 헌재 진입을 시도했다.

이날 오후 2시께부터 헌재 앞에서는 어버이연합 등 탄핵을 반대하는 친박(친박근혜)·보수성향 단체들의 기자회견과 1인 시위가 일어나기도 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형식을 빌려 구호를 외치는 등 사실상 집회를 진행했다.

헌재 인근 100m는 현행법상 집회·시위 금지 구역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기자회견이 집회로 변질하면 강제해산하겠다’고 경고하는 경찰 측과 신경전을 벌이며 회견을 진행했다.

추선희 어버이연합 사무총장은 “헌재는 탄핵심판을 처음부터 각하해야 했다”면서 “탄핵을 유도한 고영태 일당까지 증인으로 출두시켜야 한다. 모든 게 억울하고 슬프다”고 말했다.

김미화 자유민학부모연합 대표는 “언론·야당·촛불이 합세해 만든 이번 탄핵은 각하돼야 한다”면서 “야당은 이 나라의 주인이 없는 틈을 타 공산주의 체제로 가려 한다. 올바른 진실을 반영하는 재판이 돼야 한다”고 전했다.


앞서 오후 1시 30분께 같은 장소에서는 촛불집회를 주최하는 시민단체 모임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이 기자회견을 열고 “헌재는 주권자인 국민의 명령에 따라 민주주의를 파괴한 박 대통령 탄핵을 인용하라”고 말했다.

이들은 조윤곤 서예가가 붓글씨로 ‘탄핵, 일도양단(一刀兩斷·머뭇거리지 않고 선뜻 결정함)’이라고 적은 종이를 들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환경운동연합 촛불특별위원회는 오후 1시10분께 주말 촛불집회 참가자들로부터 탄핵 인용을 당부하는 내용으로 받은 ‘국민 엽서’ 5천800여장을 헌재에 전달했습니다. 이들은 지난달 같은 내용 엽서 6천100여장을 전했다.

이날 경찰은 헌재 정문 바로 앞에서는 구호를 외치는 등 소리를 내지 않는 1인 시위만 극소수 허용하고, 기자회견은 헌재 맞은편 인도에서 진행하도록 했다.

다만, 해당 인도도 공간이 무척 협소해 회견 규모가 커지면 보행 및 교통이 방해되는 점을 고려해 회견 인원을 50여명으로 제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안국역에서 헌재 앞으로 가지 못하고 제지당한 친박·보수단체 회원 50명가량이 경찰과 수차례 몸싸움을 일어나기도 했다.

60대 중반 남성으로 알려진 한 어버이연합 회원은 헌재에 무단 진입을 시도했다가 바닥에 드러누웠고, 다른 회원이 부른 구급차에 실려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한 어버이연합 관계자는 “경찰이 밀어서 다친 것”이라고 말했으나, 같은 단체 다른 관계자는 “원래 저혈당이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돌발행동을 벌이는 참가자들의 경우 헌재에서 멀리 격리하는 방식으로 탄핵심판 방해를 최소화하고 있습니다. 오후 3시30분 기준으로 이날 연행된 이는 없다고 경찰 관계자는 전했다.

/김상민기자 ksm3835@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