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부실 관리' 홍기택 前 산은 회장 소환

檢, 회계 부정 묵인여부 등 추궁

대우조선해양을 부실하게 관리해 수조원대 손실을 유발한 의혹을 받는 홍기택(65) 전 한국산업은행 회장이 27일 검찰 조사를 받았다.

대우조선 경영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이날 오후 홍 전 회장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소환했다. 검찰은 홍 전 회장이 대우조선의 회계 부정을 알면서도 묵인했는지와 대우조선의 추가 자금 지원이 청와대 ‘서별관회의’ 결정에 따른 것인지 등을 집중 추궁했다. 일각에서는 홍 전 회장 조사를 계기로 수사가 대우조선에 대한 정부의 특혜 개입 의혹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 2013년 4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산업은행 회장을 지낸 홍 전 회장은 대우조선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이 2013~2014년 재무 분석을 실시하지 않는 등 관리·감독을 소홀히 해 대우조선 부실을 방치했다는 의혹에 연루됐다. 당시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 임종룡 금융위원장 등이 모인 청와대 서별관회의의 결정에 따라 산업은행이 제대로 된 조사 없이 대우조선에 4조2,000억원대 추가 지원을 결정했다는 의혹도 있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와 민주노총은 지난해 6월 홍 전 회장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이어 9월 금융소비자원도 홍 전 회장을 직무유기·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고발했다. 이와 관련, 홍 전 회장은 지난해 6월 “산업은행은 들러리 역할만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검찰은 대우조선 경영비리 의혹으로 남상태·고재호 전 대우조선 사장을 구속 기소했다. 홍 전 회장의 전임인 강만수 전 산업은행장도 비리 묵인과 지인 회사 투자 강요 등 혐의로 구속 상태에서 재판에 넘겨졌다. /진동영기자 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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