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사드부지 제공 최종승인] 사드배치 3~4개월 내 매듭…中 "불매운동, 롯데에 악몽될 것"

국방부, 기본 설계 등 작업 탄력
中은 "他 국가 안전 훼손" 반발
관영 언론들도 '사드 때리기'

롯데스카이힐 성주 CC 전경/연합뉴스


롯데그룹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부지로 성주 골프장을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국방부는 27일 사드 배치 부지로 선정된 롯데스카이힐 성주CC 부지의 소유주인 롯데그룹이 부지 교환을 최종 승인했다고 밝혔다. 국방부 관계자는 “롯데상사 이사회 개최 결과 사드 배치 부지 교환을 승인했다는 내용을 전달 받았다”고 말했다.

가장 큰 산이었던 부지 제공 문제가 일단락됨에 따라 국내 사드 배치는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국방부는 롯데 측과 정식 부지교환계약을 맺은 뒤 기본설계와 환경영향평가 등을 거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빠르면 앞으로 3~4개월 내 사드 배치가 마무리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가 부지 제공을 확정하자 중국은 결과에 책임져야 할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일부 관영 언론은 설문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롯데 제품 불매 운동 가능성을 언급하며 경제 보복을 부추기고 나섰다. 롯데 중국 사업장은 물론 중국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은 사드 때리기에 나선 중국의 본격적인 보복 조치 압박을 우려하고 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롯데의 사드 부지 승인과 관련해 “지역의 전략 균형에 대한 파괴이자 중국을 포함한 관련 국가의 안전 이익에 대한 훼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관련국이 자신의 안전을 수호하려는 합리적인 우려는 이해하지만 다른 국가의 안전을 훼손하는 기초 아래서 하면 안 된다”며 “중국 측은 이에 결연히 반대하고 강력히 불만을 표시한다”고 말했다. 겅 대변인은 또한 “필요한 조처를 해 자신의 안전 이익을 취하겠다”고 밝혀 사드 배치와 관련해 여러 가지 구체적인 압박 조치가 이어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중국 매체들의 사드 때리기도 한층 강화되는 분위기다. 관영 환구망은 이날 롯데의 사드 부지 승인 소식을 속보로 전하면서 중국은 안보를 위한 필요한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매체는 이어 최근 진행한 인터넷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롯데가 사드 부지를 제공하면 제재가 필요하다고 대답한 응답자가 95.3%였다며 롯데 제품 불매 운동 가능성을 언급했다.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해외판은 ‘중국의 사드 반대 입장은 변함이 없을 것’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롯데그룹이 사드 부지 제공과 관련해 중국 내 한국 기업들이 이제 각종 조사를 자주 받을 수밖에 없으며 각종 비관세 장벽에도 부딪힐 수 있다고 경고했다. 관영 신화통신 역시 이 소식을 긴급뉴스로 타전하며 “그 결정은 중국 관광객들에게 면세점 매출을 크게 의존하는 롯데에 악몽으로 바뀔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현지 업계에서는 다음달 15일 중국 ‘소비자의 날’에 롯데와 한국 기업이 중국 매체와 소비자 단체 등으로부터 집중 공세를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최근 중국의 동영상 공유사이트 요쿠 등에서는 한류 콘텐츠의 업데이트가 중단되거나 도깨비와 같은 인기 한국 드라마가 차단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의 한 현지 관계자는 “사드와 관련된 기업만 제한적으로 제재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던 일부 중국 학자들조차 이제는 한국 기업 전반에 대한 제재 목소리를 내고 있다”면서 “광범위한 한국 제품 불매 운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가장 우려스러운 점”이라고 말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박성호기자 hb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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