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6 공개 했지만...LG전자 매물 쏟아져

경쟁사 신제품 대체에 의구심
차익실현 매물에 5.9% 떨어져

LG(003550)전자가 신제품 G6를 공개한 직후 오히려 급락했다. 올 들어 신작 출시에 따른 기대감에 상승세를 지속했지만 정작 G6의 사양이 공개되자 경쟁사 신제품을 대체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에 기관을 중심으로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외국인은 지난해 말부터 이어온 순매수를 이어가며 5년래 외국인 비중이 최대를 기록했다.

LG전자는 2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 5.9% 하락한 5만9,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6만원 아래로 밀려났다. LG(-1.72%)와 LG디스플레이(034220)(-1.27%), LG유플러스(032640)(-2.67%) 등 일부 LG그룹주도 약세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LG전자의 급락은 전날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MWC 2017’에서 신제품 G6가 공개된 여파로 분석된다. LG전자는 차세대 프리미엄 스마트폰으로 불리던 G6에 대한 기대감으로 연초 후 14% 상승해 지난 8일에는 10개월 만에 6만원 고지를 재탈환했다. 그러나 주가 상승의 원동력이었던 G6의 사양이 시장에 공개되자 오히려 투자자들은 차익 실현 매물을 쏟아냈다. 전작인 G5에서 보여줬던 실험적인 모습을 배제하고 무난한 사양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오히려 투자자들의 매도를 자극했다. 고의영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사양이 전작인 G5 대비 크게 개선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판매 초기 얼리어답터들의 호응을 얻지 못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G6 출고가는 기존 플래그십 스마트폰(G5는 83만6,000원)과 동일한 높은 가격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대 경쟁사 삼성전자(005930)의 신제품 갤럭시S8의 대체 수요를 확보하기도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G6의 사양은 삼성전자의 전작인 갤럭시S7에 견주어 출시된 만큼 한 달 뒤 판매를 시작하는 갤럭시S8의 대기 수요 확보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연 목표 판매량인 600만대는 여전히 공격적인 수치”라고 꼬집었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LG전자의 스마트폰 주요 판매지역인 북미 지역에서 점유율이 줄었다”며 “중국 ZTE과 TCE알카텔 등 4·5위 업체와의 격차가 좁혀지면서 G6의 영업환경이 전작인 G4·G5보다 양호한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G6의 수혜를 보려면 LG전자보다 LG이노텍(011070)에 집중하라는 조언도 나오고 있다. 이종욱 연구원은 “G6 판매가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면 시장에서는 이를 LG전자의 차익 실현 기회로 삼을 가능성이 있지만 미주 거래선을 기대하는 LG이노텍에 미치는 주가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며 LG이노텍 매수를 권했다. 실제 이날 LG이노텍은 전 거래일 대비 1.24% 오른 12만2,000원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연초 대비로는 38%나 뛰어오른 수준이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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