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와 용서 그리고 사랑의 이야기...새로운 '심청'

효(孝)를 주제로 한 판소리 ‘심청가’를 ‘죽음’의 관점으로 재해석한 연극, 이강백의 <심청>(연출 이수인)이 앙코르 공연된다.

이강백 작가는 작가는 한평생 죄 없는 생명을 바다에 제물로 바쳐온 ‘선주’로 하여금 자신의 죽음 앞에서 수많은 ‘심청’들의 죽음을 반추하게 한다. 서로 다른 모습으로 죽음을 맞는 심청 ‘박간난’과 ‘선주’를 통해 관객은, ‘죽음을 마주한 순간 우리의 모습이 어떠할지, 어떠해야 할지…’ 돌아보게 된다.


연극 <심청>은 선주와 간난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이다. 관계란 인간의 삶을 변화시키는 필연적이고 역동적인 조건이다. 선주는 간난을 통해 변화한다. 지금까지 그는 무수한 심청이들의 죽음과 간난의 죽음을, 그리고 얼마 남지 않는 자신의 죽음까지도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하지만 간난을 통해 선주는 자신의 삶에 대한 욕망과 의지를 새롭게 발견하기 시작한다.

극단 떼아뜨르봄날, 이수인 연출의 유려하고 경쾌한 리듬이 만났다. 그렇기 때문에 <심청>은 죽음을 다루면서도 무겁거나 어둡지 않다. 여백과 침묵이 언어 못지 않게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이강백 작품의 고유성을 최대한 살렸다. 그 여백은 극단 특유의 연극성으로 가득 채워진다. 리드미컬한 음악과 예상 밖의 소리들, 등장인물들의 정서를 엿보게 하는 마임 등… 죽음과는 거리가 있는 생동감 넘치는 장면들이 무대를 가득 채운다

3월 3일부터 19일까지 두산아트센터 Space111에서 공연된다. 배우 송흥진, 정새별, 이두성, 신안진, 이길, 김승언, 박창순, 강명환, 김솔지, 윤대홍, 김재겸이 출연한다.

/서경스타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