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28일 “자구노력 차원에서 경영계가 노동계의 협조를 얻어 현행 법제도 하에서 가능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이날 조선호텔에서 열린 ‘제29회 한국노사협력대상 시상식’ 개회사에서 “탄핵, 대선 등 복잡한 정치일정 때문에 ‘경제에 도움되는 정치’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우리가 정부와 정치권을 향해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달라고 요구해 온 것도 지금까지는 하지 못하게 돼 있는 일을 할 수 있게 해 달라는 것이었는데,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며 “산업현장에서 기업이 한발 먼저 나서서 실천적 노력을 기울이자”고 덧붙였다.

박 회장은 올해 경총의 사업 목표를 ‘일자리 창출과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신(新)노사관계 구축’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기업의 투자확대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여러 법안은 국회에서 수년째 공전만 거듭하고 있고, 어느 분야에 새로운 투자를 해서 일자리를 늘릴 수 있겠다는 판단이 서질 않고 있다”고 우려하면서 신 노사관계 구축이 해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실천 방향으로는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동시장 환경 조성 △산업현장의 준법의식 함양을 통한 상생의 노사문화 확산 △고임금·저생산성 구조 개선 등을 제시했다. 박 회장은 “기업은 연장근로 축소 등 근로시간을 줄이고 그 재원을 활용해 청년을 한 명이라도 더 채용해야 하는 한편, 출산휴가, 육아휴직, 연차휴가의 사용을 활성화해 여성취업 확대와 일자리 나누기를 실천해달라”며“일자리를 만드는 주체인 기업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노동계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했다. 박 회장은 “지금 우리 산업현장에서는 정국 변환기를 틈타서 투쟁을 앞세운 강성 노동운동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특히 노동계 표를 의식한 일부 정치권이 친노동계 행보를 보이면서 노동계를 부추기는 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다가 노사 간 임금·단체협상이 장기화하고, 구조조정 등 현안 사업장의 갈등이 예년에 비해 훨씬 고조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노동계의 불법행위에 대해 엄정하고 즉각적인 대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조민규기자 cmk25@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