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국무부-국제개발처 예산 37% 삭감…‘위기의 美외교’

예비역 장성 및 제독 120여명, 공화당에 "삭감계획은 잘못" 서한

미국이 국방비 증액을 위해 국무부와 국무부 산하 국제개발처(USAID)의 대외원조 예산을 무려 37% 삭감키로 했다고 AP 통신이 28일(현지시간) 익명의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들 관리에 따르면 국무부와 국제개발처 예산을 대폭 삭감할 경우 재외 공관의 보안 관련 하청업자를 비롯해 직원들에 대한 대규모 감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믹 멀베이니 백악관 예산관리국장이 공개한 내년도 예산안 초안에 따르면 내년 국방예산은 6,030억 달러(684조1,035억 원), 비(非)국방 예산은 4,620억 달러로 각각 책정됐다. 반면 국무부와 국제개발처의 올해 예산은 501억 달러(약56조6천130억 원)로, 전체 연방 예산의 1%를 약간 웃돈다.


이처럼 트럼프 정부가 국방력 강화를 위해 외교 예산을 희생양 삼으면서 자칫 미국 외교가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제 트럼프 정부 국가안보보좌관 물망에도 올랐던 중부사령관 출신의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최고사령관을 역임한 제임스 스타브리디스 제독 등 120명이 넘는 예비역 장성과 제독들이 공화당 지도부에 서한을 보내 “트럼프 대통령의 대외원조 예산 대폭 삭감 계획은 잘못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서한에서 “국무부의 대외원조 예산은 미국의 안전 유지에 매우 중요하다”면서 “국무부, 국제개발처, 밀레니엄 챌린지 코퍼레이션(MCC), 평화봉사단 등 대외원조 기구들은 충돌을 예방하고 미군을 위험에 빠뜨리는 것을 방지하는 데 필수불가결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원기자 heew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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