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보는 2013년 말 1조3,182억원을 회수하는 데 그쳤지만 이후 매년 약 3조원 안팎의 투입자금을 거둬들이고 있다. 회수금액은 2014년 4조1,116억원에서 2015년 7조4,560억원에 이어 지난해 10조를 돌파했다. 미회수 자금 17조원을 기준으로 하면 예보가 가야 할 길은 멀고도 먼 상황이다.
하지만 저축은행 부실 당시 실사를 맡은 회계법인들은 앞으로 예보가 회수 가능한 금액이 9조6,949억원이라고 평가한 것을 기준으로 하면 예보의 ‘평가액 대비 회수율’은 지난해 105.7%다. 당시 걷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 금액을 지난해 초과해 회수한 셈이다.
지금까지 회수된 자금은 그나마 우량자산이어서 회수가 쉬웠지만 앞으로 걷어야 할 자산은 대부분 자산가치가 장부가보다 낮은 악성이거나 은밀히 숨겨져 있는 것이어서 추가 회수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그런데도 국회 국정감사에서는 해마다 추가 회수를 압박하는 상황이 단골 메뉴로 오르는 등 예보로서는 한다고 했지만 일을 안 한 것으로 비쳐지는 데 대해서는 여간 곤혹스러운 것이 아니다.
예보가 최근 캄보디아 파견 인력을 늘리는 등 자산 회수에 더 주력하는 것도 마지막까지 회수 가능한 자산을 끝까지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캄보디아에는 예보 자산이 4,862억원 있지만 회수한 금액은 262억원에 그쳤다. 그만큼 꽁꽁 숨어 있는 자산이 많다는 것이다. 예보는 인건비를 제외한 현지 사무소 운영비를 연간 4,000만원 들여 자금을 끝까지 회수하겠다는 목표다. 예보의 캄보디아판 ‘무한도전’이 성공할지 주목된다. /김흥록기자 ro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