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비학생조교 교무과 앞 점거농성

"학내 무기계약직 노동조건 개선해야"
"일부 조건만 맞춰준다면 임금협상할 의지 있다"

2일 오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우정관에서 비학생조교들이 바닥에 앉아 점거농성을 벌이고 있다./박우현기자
‘일시 해고’ 상태에 놓인 서울대학교 비학생조교들이 2일 점거 농성에 들어갔다. 이들은 계약만료 된 비학생조교들의 임시고용대책과 노동조건 향상을 요구하고 있다. 비학생조교는 학업을 병행하지 않으면서 교무, 학사, 홍보 등 행정업무를 하는 비정규직 신분을 의미한다.

서울대 비학생조교 100여명은 이날 오전 11시께부터 서울 관악구 교내 우정원 건물 5층 교무과 앞에서 점검농성에 돌입했다. 농성에는 서울대 시흥캠퍼스를 반대하며 본부를 점거하고 있는 일부 학생들도 동참했다.


서울대는 지난 1월부터 비학생조교를 무기계약직으로 고용하는 방안을 놓고 노조 측과 세 차례에 걸쳐 협상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임금 수준 등을 둘러싸고 양측이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한 가운데 비학생조교 33명은 계약 만료됐다 .

노조는 사학연금과 총장 발령 등 몇몇 조건만 맞춰주면 임금 삭감을 받아들이겠다며 협상을 진행했으나 학교 측이 돌연 ‘총장 발령’이 아닌 ‘기관장 발령’으로 조건을 변경하면서 협상이 틀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기관장 발령은 단과대별로 조교를 고용하는 형태로 형평성 문제 등으로 노조 측에서 반대하고 있다. 특히 법인 소속 정규직과의 임금 격차도 훨씬 커질 수 있다고 노조는 주장하고 있다.

학교 측은 비학생조교들이 학내 다른 무기계약직에 비해 임금 수준이 높아 임금을 삭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송혜련 대학노조 서울대지부 교육부장은 “서울대 측은 비학생조교 뿐만 아니라 학내 다른 무기계약직들의 처우도 개선하는 방향으로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고 전했다. 계약기간이 만료되지 않은 비학생조교 100여명은 3일 연차 휴가를 내고 농성에 동참할 예정이다. /박우현기자 liber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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