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미래창조과학부 통계에 따르면 3G 가입자 감소세가 최근 1년 동안 주춤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말 1,253만명이었던 3G 이용자 수는 지난 연말 1,143만명으로 100만명 가량 줄어드는 데 그쳤다. 반면 롱텀에볼루션(LTE) 가입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4,631만명으로 1년 동안 500만 명 가까이 늘어났다.
3G 가입자 감소 폭이 적은 것은 알뜰폰(MVNO) 3G 가입자 수가 30만 명 늘어난 것도 이유지만 3G가 나름 경쟁력을 갖췄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3G 요금제 이용자들이 꼽는 장점은 이전보다 빨라진 데이터 속도다. 미래부의 이통사 품질평가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3G망의 다운로드 속도는 5.59Mbps로 전년의 4.75Mbps 비해 빨라졌다. 2013년 4.6Mbps, 2014년 5.1Mbps 보다 빠르다. 5.59Mbps면 초당 0.7MB(메가바이트) 데이터를 내려받을 수 있는 속도로 스트리밍 형태의 동영상이나 웹툰 등을 보기에 무리가 없다. 이통사들이 3G망 속도 개선을 위한 투자는 사실상 중단했지만 이용량이 줄면서 상대적으로 속도가 빨라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데이터를 많이 쓰는 헤비 유저들은 3G가 서비스품질(QoS) 제한을 덜 받는다고 강조한다. 4G 무제한 요금제는 기본으로 제공하는 데이터 제공량을 소진한 후에는 전송 속도가 3Mbps로 떨어진다.
비교적 저렴한 4G 요금제는 기본 데이터 사용 후엔 속도가 3G의 10분의 1도 안 되는 400Kbps까지 떨어진다. 고음질 음악파일 스트리밍 속도가 320Kbps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가벼운 웹서핑과 음악 감상용 정도로만 쓸 수 있는 셈이다. 3G 요금제도 망에 과부하가 걸리면 속도 제한을 걸지만, 기준도 불명확하고 사용량도 적어 실제로 제한이 걸리는 경우가 많지 않다.
3G가 가격 경쟁력도 좋다. 3G 데이터 무제한은 보통 ‘54요금제(부가가치세 포함 시 월 5만9,400원)’ 이상 가입하고 약정할인을 받으면 4만원 중반에 이용 가능하다. 반면 4G 무제한 요금제는 두 배 이상 높은 10만원 안팎이다.
이런 이유로 3G 헤비 유저들의 데이터 사용량은 증가 추세다. 지난해 말 기준 3G 가입자 중 상위 1%의 헤비유저가 전체 3G망 데이터의 56.2%를 사용했다. 반면 4G는 상위 1% 이용자의 데이터 이용 비중은 15.8%에 불과하다. 3G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 1인당 평균 데이터 사용량 또한 6.9GB로 2013년 말의 2.9GB와 비교해 3년 만에 2배 이상 늘었다.
이통사들은 3G 이용자들이 달갑지만은 않다. 4G망 개선 작업 외에 5G 서비스 준비 등을 이유로 추가 재원이 필요한 상황에서 3G 가입자들의 수익성이 떨어지는 탓이다. 이통사들은 지난 2015년 수익개선 차원에서 데이터 중심 요금제로 개편했지만 3G 가입자 대부분은 이와 상관없는 요금제를 이용 중이다. 실제 미래부 통계에 따르면 이통사의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은 지난 2015년 월 3만6,375원을 정점으로 지난해 3·4분기에는 3만5,791원으로 떨어졌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일부 3G 헤비유저들은 한 달에 수십 기가바이트의 데이터를 쓰는 데 거의 하루 종일 데이터를 사용해야 쓸 수 있는 수준”이라며 “다만 이들이 4G로 넘어오면 2배 정도 요금을 내야 한다는 점에서 여전히 속도가 늦은 3G 머무는 듯하다”고 설명했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