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5일) 저녁 9시 40분에 방송될 ‘한국사기’ 아홉 번째 이야기 ‘하늘의 자손, 수당에 맞서다’(연출 배민수) 편에서는 스스로를 하늘의 자손이라고 믿었던 고구려인들이 외세에 굴하지 않고 기개 넘치는 항전을 펼쳤던 전쟁사를 전한다.
KBS 1TV 팩추얼 다큐드라마 ‘한국사기’
당시 고구려는 동아시아 최대강국이었던 수나라와 당나라에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나라였다. 강대국의 야욕에 맞서 ‘우리’를 지켜냈던 고구려의 치열한 투쟁기는 대중국관계가 연일 악화일로에 접어드는 현 한반도 정세와 맞물리면서 그 어느때보다 현실과 맞닿아있는 역사다. 어쩌면 그 해법을 찾아볼 수도 있을 ‘하늘의 자손, 수당에 맞서다’ 편의 관전포인트 세가지를 미리 살펴봤다.# 수나라 문제의 오만한 편지에 칼로 답한 고구려 영양왕
고구려 제 26대 영양왕(?陽王)은 재위기간 수나라의 침입을 네 차례나 받았지만 모두 물리쳤다. 당시 수나라는 남조의 진나라를 멸망시키고 400여년의 혼란 끝에 중국을 통일한 강대국. 강력한 왕권을 바탕으로 고구려를 중국의 질서에 편입시키려고 압박했지만 고구려는 그리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었다. 수의 1대 황제인 문제는 모욕적인 내용을 담은 국서를 고구려에 보내왔고 이에 영양왕은 오히려 1만명의 말갈군을 이끌고 요서를 선제공격하며 칼로 회답했다.
또한, 수의 2대 황제였던 양제는 동원된 군사만 113만 3800명, 군량과 물자 수송을 맡은 부대까지 합치면 그 2배 이상인 사상 최대 규모의 군대를 동원하며 전심전력을 다해 고구려를 침범했다. 이는 수나라가 고구려를 얼마나 부담스러운 존재로 보고 있었는지를 반증하고 있다.
무엇보다 수와의 전쟁은 한반도 전쟁 역사상 최고의 전쟁영웅인 살수대첩의 지휘관 을지문덕(乙支文德)을 ‘우리’에게 남겼다.
# 고-수 전쟁의 영웅, 영류왕은 왜 당나라와의 전쟁을 피했을까?
영양왕의 뒤를 이은 고구려의 27대 왕 영류왕(營留王). 그의 다른 이름은 고건무다. 고건무는 612년 고구려와 수나라 사이의 전쟁에서 바다를 건너와 평양성으로 진격하는 수나라 군대를 유인작전으로 궤멸시키고 보급로를 끊어내면서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던 고-수 전쟁의 영웅이었다.
이처럼 전장에서 누구보다 용맹했던 장수였던 영류왕은 당의 삼국화해 요구를 받아들이는 등 소극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그럼에도 중국 중심의 천하를 꿈꾸는 당 태종의 야심과 천손이라는 자부심을 깊게 새긴 고구려의 충돌은 피할 수 없는 대결이었다.
영류왕의 소극적인 대당 정책의 이유와 결과는 방송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구국의 영웅 VS 망국의 독재자, 연개소문의 두 얼굴
당시 수나라의 침략을 물리친 자부심을 지닌 고구려의 무장 세력들은 이런 영류왕의 굴욕적인 저자세에 크게 반발했고, 그 중심에는 연개소문이 있었다.
연개소문은 뛰어난 군사지도자로서 고당전쟁을 승리로 이끌었고, 강력한 리더십으로 동북아시아를 지배하던 강한 고구려를 이끈 영웅이었음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전쟁 이후 연개소문은 권력을 유지하는데 급급해 국가의 운영체계를 붕괴시키고 고구려를 자신과 자신의 자식들을 위한 나라로 만들어버리는 독재자의 길을 걷는다.
중국 역사상 가장 강력한 당나라와 대등한 관계를 유지한 고구려와 이를 이끈 연개소문을 다시 한번 만나본다.
한민족의 긍지와 자부심을 지켜냈던 고구려의 가슴뛰는 대외 항전사를 담아낸 팩추얼 다큐드라마 ‘한국사기’ 9편 ‘하늘의 자손, 수당에 맞서다’편은 5일(일) 저녁 9시 40분 KBS 1TV를 통해 방영된다.
/서경스타 최주리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