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치킨대란?

AI 발생 미국산 닭고기 등 輸禁
정부, 긴급 수급대책 마련 나서

정부가 미국산 병아리·달걀·닭고기 수입을 금지했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의 영향으로 달걀 값이 폭등한 후 닭고기 값마저 오르는 상황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농림축산식품부는 6일 미국에서 H7형 AI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돼 병아리(닭·오리)와 닭·오리, 달걀의 미국 수입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방역 당국은 미국 동부 테네시주에 닭 7만3,500마리를 기르는 농가에서 H7형 AI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수입금지 조치 대상은 살아 있는 닭·오리 병아리나 애완조류·야생조류를 포함한 가금류, 종란과 식용란을 포함한 가금종란과 닭고기 등이 포함됐다. 이번 조치로 병아리와 가금·종란 수입은 뉴질랜드와 호주·캐나다에서 가능하다. 또 닭고기는 브라질·칠레·필리핀·호주·캐나다·태국으로만 국한된다.


문제는 철새의 북상을 따라 AI가 최근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월6일부터 3월4일까지 16건의 AI가 발생했다. AI가 장기화할 경우 달걀과 닭고기 수급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게 된 셈이다.

정부는 달걀 수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입량의 99%를 미국에 의존해왔다. 병아리나 새끼 오리 역시 전체 18만7,452마리 중 14만9,104마리(약 80%)가 미국산이다. 정부가 긴급히 축산물 수급대책 마련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농식품부의 한 관계자는 “미국 AI 발생과 관계없이 가금류 수급의 병목현상이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는데 미국 AI 때문에 더 큰 변수가 생겼다”며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미국이 2015년부터 요청하고 있는 ‘지역주의’ 수입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지역주의란 가축 전염병이 발생한 경우 해당 지역의 생산물만을 수입 금지하고 나머지 지역의 제품 수입은 그대로 유지하는 제도를 말한다. 이럴 경우 국내에 수급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미국산 수입이 가능해진다.

한편 지난달 13일 이후 추가 발생이 없는 구제역은 위기경보 단계를 ‘심각’에서 ‘경계’로 하향 조정하면서 조기에 종결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세종=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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