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조종으로 검찰 조사를 받는 코스닥 종목이 미국의 MSCI와 더불어 세계 2대 글로벌 주가지수로 평가받는 FTSE 지수에 편입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FTSE는 상반기 지수 정기개편을 통해 홈캐스트와 지엔코·셀트리온제약·테스 등 국내 4개 종목을 FTSE 글로벌지수에 새로 넣었다. FTSE 지수에 국내 상장사가 포함된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일부 종목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홈캐스트는 검찰이 최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대표이사와 임원을 구속하는 등 주가조작 혐의를 받고 있다. 지엔코는 이른바 ‘반기문 테마주’로 단기 급등하다 반 전 유엔사무총장이 대선 출마를 접자 급락한 대표적인 요주의 종목이다.


FTSE의 석연찮은 지수 편입은 이번뿐이 아니다. 지난해 3월에는 이미 관리종목으로 지정돼 있던 코데즈컴바인을 편입시키는 바람에 우리 증시에 큰 혼란을 초래한 바 있다. FTSE는 뒤늦게 실수를 인정하고 3개월 만에 제외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이번에 편입된 주식은 과거에 말썽난 코데즈처럼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정도의 취약기업은 물론 아니다. 하지만 FTSE가 시가총액과 유통량 같은 정량평가에 의존해 기계적으로 추리는 바람에 개별 국가 증시의 이상 현상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점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홈캐스트 경영진 구속은 이미 지난달 초 공시까지 나왔다. 지난해 9월 편입됐다가 이번에 제외된 아트라스BX는 지난해 3월 공시를 통해 상장폐지 추진을 진작에 밝혔다.

최근 1년간 선정 결과를 보면 FTSE가 종목 검증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무책임 차원을 넘어 오만으로 비칠 소지도 다분하다. FTSE의 패착은 국제적 권위와 신뢰성을 스스로 훼손하는 것밖에 안 된다. 차제에 한국거래소는 해외기관과의 정보교류에 적극 나서 선의의 피해자 발생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