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교향악단의 신임 수석객원지휘자 티에리 피셔가 6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시향
“정명훈 마에스트로가 10년간 서울시립교향악단을 이끌며 이룬 업적에 크게 감명받았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혁신적이고, 창의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도시 서울의 이미지를 서울시향과 함께 음악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올해부터 서울시립교향악단(이하 서울시향)의 수석객원지휘자로 활동을 시작한 티에리 피셔 유타심포니 음악감독은 “나의 사명은 정명훈 지휘자가 세워놓은 본래 목표까지 중단없이 나아가는 것이고 악단 고유의 성격과 색채를 효과적으로 살리는 것”이라고 6일 기자회견을 갖고 취임 소감을 밝혔다.
10년간 서울시향을 이끌던 정명훈 전 예술감독이 2015년 말 갑작스럽게 사임하면서 서울시향은 수석객원지휘자 제도를 도입했다. 통상 상임지휘자 임명에 2~3년 이상이 소요되는 만큼 예술감독 공백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한편 단원들의 음악적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마르쿠스 슈텐츠 네덜란드 라디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수석지휘자와 티에리 피셔 지휘자가 공동 수석객원지휘자로 임명됐다.
피셔 감독은 함부르크·취리 오페라의 플루트 수석 연주자 출신으로 지휘자로 전향한 후 2006~2012년 BBC웨일스 내셔널 오케스트라, 2008~2011년 나고야 필하모닉에서 수석지휘자를 지냈고 2009년부터 현재까지 유타 심포니를 이끌고 있다. 서울시향과는 2013년 아르스 노바 시리즈를 통해 호흡을 맞췄다.
이날 시향 단원들과 본격적인 공연 준비를 시작한 피셔 감독은 “단원들의 결집력과 열린 자세에 감탄했다”며 “이 역시 정 감독이 쌓아놓은 업적”이라고 강조했다.
오는 9~10일 각각 롯데콘서트홀,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정기연주회에서는 하이든 교향곡 제1번, 브람스 교향곡 제1번 등을 연주할 계획이다. 피셔 감독은 “수석객원지휘자로서 단원들과 호흡을 맞추는 첫 번째 무대인만큼 모두 1번곡을 택했다”며 “교향곡의 아버지인 하이든의 제1번 교향곡은 최초의 교향곡으로 탄생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브람스 제1번은 베토벤 9번 이후 약 20년의 공백기를 거쳐 처음 나온 교향곡인만큼 부활을 상징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수석객원지휘자로서 올 한 해 활발한 활동도 예고하고 있다. 다음달 열리는 교향악 축제에서는 윤이상의 서곡(1973·74년작)을 선보이고 올 상반기 중 지휘 마스터클래스도 열 계획이다.
/서은영기자 supia927@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