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어폴로지’ “위안부 영화를 스스럼없이 평가할 수 있어야 해”

윤미향 정대협 대표가 “위안부 영화를 스스럼없이 평가할 수 있는 세상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영화 ‘어폴로지’가 7일(화) 오후 CGV왕십리에서 언론/배급 시사 및 기자 간담회를 개최했다.

현장에는 길원옥 할머니의 동행인이자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과 함께 매주 수요일 일본 대사관 앞에서 수요시위를 개최하고 있는 정대협(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상임 대표인 윤미향 대표가 참석했다.

윤미향 대표/ 사진=㈜영화사 그램
2천년대 초에 위안부 관련 영화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인 감독들을 많이 접촉 했다고 밝힌 윤미향 대표는 “상업적인 수입 면을 고려해 포기하거나, 할머니들의 진심을 제대로 담을 수 있을까?란 우려로 검토후 사양한 감독들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윤 대표는 “국민들이 자신의 시선에 맞게 영화를 선택할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란다. 그렇다면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인식을 제대로 정립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라고 말했다.


“홀로코스트, 베트남 전쟁 관련 영화도 얼마나 많나? 우리는 그런 영화를 보고 평가한다.위안부 관련 영화도 스스럼없이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객관적으로 평가할 준비가 돼 있나?란 생각, 과연 내가 자격이 돼 있나?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냉혹하게 평가해줘야 다음 영화가 만들어질 수 있지 않을까.”

‘어폴로지’는 티파니 슝 감독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삶을 각색 없이 담아내 눈길을 끈다. 감독의 눈 안에 담긴 할머니들의 이야기가 아닌, 할머니를 둘러싼 주변 사람들의 언어로 표현된 할머니의 이야기인 것.

윤 대표는 “제가 영화 제작에 참여하기도 했고, 볼 때마다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또 자책하기도 하고, NGO활동가로서 지나온 길을 돌아보기도 한다”고 특별한 감회를 밝혔다.

이어 “할머니들이 저렇게 위트가 있는 분들이고, 또 다른 한편으론 심장에 박힌 가시를 안고 살아갔듯 처절한 고통을 겪으신 분이다. 영화는 그걸 그대로 담아냈고, 감독은 임의대로 결론을 맺지 않았다. 그 점이 좋았다”고 영화를 본 소감을 전했다.

한편, 캐나다국립영화위원회(NFB)에서 제작한 영화 <어폴로지>는 과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였던 한국의 길원옥 할머니, 중국의 차오 할머니, 필리핀의 아델라 할머니의 삶을 캐나다 감독이 6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진정성을 담아 촬영한 다큐멘터리로 오는 3월 16일 전국 극장가에서 만나볼 수 있다.

/서경스타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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