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철 KDB산업은행 PE실장
지난 1월 산은 구조조정실에서 PE실로 자리를 옮긴 이종철(사진) 실장은 이 같은 시장의 냉정한 평가를 잘 알고 있다. 산은 PE실이 국책은행 안에 있다 보니 시장성보다는 정책금융으로서의 역할에 따라 돈을 투입한 결과다. 이 실장은 최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올해는 신뢰를 받을 수 있는 안정적인 투자에 주력할 것”이라면서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해외 자원개발, 창조경제, 중국 중소기업 등 한 곳에 ‘몰빵’하는 식의 투자를 했다가 손실을 본 전례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외환위기 당시 구조조정에 참여했고 2003년 LG카드(현 신한카드) 매각 실무를 맡은 이 실장에게 대우건설 매각은 당장 풀어야 할 과제다. 대우건설은 그동안 중동 등 해외 사업에서 손실이 컸기 때문에 앞으로 국내 아파트 등 주택분양 등에 주력하겠다는 계획이지만 그의 생각은 달랐다. 이 실장은 “최근 건설사들이 해외보다 국내로 눈을 돌리고 있지만 국내 주택사업은 좋았다가 꺾이는 시점이고 해외 건설은 하향세에서 다시 올라갈 가능성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사업성이 있다면 해외 사업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대우건설의 매각가치를 높이고 적정한 매수자를 찾는 것은 이 실장의 손에 달렸다. 그는 “중동 국부펀드 등 해외 재무적 투자자는 한국 기업의 노조나 비대한 몸집 때문에 매수를 꺼리는 반면 국내 건설사 등 전략적 투자자는 이미 구조조정을 거쳐 알짜가 된 기업을 비싸게 사기보다는 그 전에 싸게 사서 직접 경영하길 원한다”면서 “매각가치를 높이기 위한 구조조정을 고민하는 이유”이라고 설명했다. 한때 산은이 추진하던 PE실 독립화는 가능성이 낮다는 게 그의 전망이다. 그는 “앞으로 산은이 가야 할 방향이 IB인 만큼 중요한 무기인 PE실을 따로 떼어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임세원·송종호기자 wh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