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림막 없는 화장실...인권위, 군 영창 환경개선 요구

가림막 없는 영창 내 화장실 /연합뉴스·국가인권위원회 제공


국가인권위원회가 수용자의 사생활 침해 문제와 취약한 시설 등을 지적하며 군 영창의 운영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인권위는 군 영창 시설환경 개선과 수용자 기본권 보호를 위해 지난해 6∼7월 육·해·공군과 해병 등 9개 부대를 방문 조사해, 이를 토대로 국방부 장관에게 수용자 인권보호를 위해 군 영창 운영 관행을 개선할 것을 요구했다고 7일 밝혔다.

인권위는 방문한 군 영창 내부 화장실에 가림막이 없어 신체가 노출되는가 하면 거실도 CCTV로 감시되고 있었다고 밝혔다.


면회나 전화통화 내용을 모두 기록하는 과정에서도 문제가 발생했다. 오늘 일주일 만에 처음으로 용변을 봤다는 등 내밀한 사생활 관련 발언까지 모두 기록됐던 것으로 밝혀졌다.

수용자들이 일명 ‘얼차려’로 불리는 강제적 체력단련을 받고 있었다는 사실도 거론됐다.

군 영창 내부 시설도 열악했다. 운동 시설이나 기구는 대부분 갖추지 못한 상태였다. 화장실 배관이 막혔는데 예산이 부족하다며 오랜 기간 수리하지 않아 악취가 나기도 했다. 세면과 샤워, 빨래, 식기세척을 같은 공간에서 시행하는 등 위생상태도 취약했다. 천장에 곰팡이가 핀 곳도 발견됐다.

영창 입소 기준이 부대마다 다른 것 또한 문제가 됐다. 일례로, 휴대전화를 부대에 반입한 병사에 대해 조사대상 한 해군함대는 적발된 3명 전원을 입소시켰지만 육군 A사단은 11명 중 7명을, 육군 B사단은 47명 중 10명에게만 영창행 처분을 내렸다. 한 육군 사단은 동기 병사에게 지속적으로 욕설을 하고 성추행한 병사를 영창 입소조치 없이 휴가제한 2일로 사건을 종결하기도 했다.

이에 인권위는 △미결수용자 접견 및 전화통화를 청취·기록·녹음·녹화하는 경우 사생활 침해가 없도록 업무 관행 개선 △수용자에 대한 과도한 제한 규정 삭제 △수용자 의사를 고려한 교정교화 프로그램 추진 △영창 정기점검 시 위생, 종교의 자유, 진료권, 운동시설 등 포함 △헌병대 근무자에 대한 인권교육 및 직무교육 강화 △영창 처분의 공정성 및 인권담당 군법무관의 독립성 강화 방안 마련 등을 권고했다.

/김민제 인턴기자 summerbreez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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