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루 베이스를 향해 전력질주하는 황재균. /AP연합뉴스
마이너리그 초청선수 신분은 서럽다. 시범경기에서 메이저리그 선수들과 같은 벤치를 쓰지만 그라운드가 아닌 벤치만 지키다 집에 가는 경우가 더 많다.
루키 황재균(30·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도 같은 처지다. 지난 6·7일(이하 한국시간) 대수비로 경기 중반에야 투입돼 한 차례씩 타석에 섰을 뿐이다. 5일에는 아예 결장했다. 황재균은 샌프란시스코의 백업 3루수 자리를 놓고 최소 4대1의 경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프로야구 경험이 전혀 없는 황재균은 경쟁자들 중에서도 출전기회가 적을 수밖에 없다.
8일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열린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의 시범경기(4대2 샌프란시스코 승). 나흘 만에 7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기회를 잡은 황재균은 작정한 듯 방망이를 돌렸다. 1대2로 뒤진 5회 1사 후 오른손투수 스티브 겔츠를 상대한 황재균은 2구째를 왼쪽 담장 너머로 날려보냈다. 지난달 26일 시카고 컵스전 첫 홈런에 이은 6경기 만의 시범경기 2호 포. 3회 첫 타석에서는 메이저리그 최고 투수로 평가받는 클레이턴 커쇼를 상대하기도 했다. 결과는 1루 땅볼. 황재균은 3타수 1안타 1타점으로 타율을 0.313(16타수 5안타)로 끌어올렸다. 안타 5개 중 3개가 장타(홈런 2개, 2루타 1개)일 정도로 파워에 있어서는 점점 확신을 주고 있다.
메이저리그 2년차 김현수(29·볼티모어 오리올스)는 강력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우승후보인 도미니카공화국 대표팀을 상대로 ‘타격기계’ 별명에 걸맞은 정교한 타격을 과시했다. 플로리다주 새러소타에서 열린 경기(5대4 볼티모어 승)에 5번 좌익수로 나선 김현수는 3회 2사 만루에서 터뜨린 2타점 적시타를 포함해 3타수 2안타 2타점을 올렸다. 지난해 약한 모습을 보였던 왼손투수를 상대로 한 적시타라 더 값졌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