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HUG 리츠 AMC 인가 못하나 안하나

설립신청 100일 됐지만 감감
"기금 심사 HUG가 사업까지..."
LH 반발에 적절성 판단 못내려
도시재생사업 차질도 불가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리츠 자산관리회사(AMC) 설립 인가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도시재생 사업의 주도권을 둘러싼 HUG와 토지주택공사(LH) 간의 갈등 때문이라는 관측이다.

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HUG는 지난해 12월5일 리츠 AMC 설립 인가 신청을 했으나 100일 가까이 지난 지금까지도 인가가 나지 않고 있다. 당초 국토부는 지난해 말까지 HUG의 리츠 AMC 설립 인가를 마무리할 계획이었다.


민간 기업들의 리츠 AMC 인가 과정과 비교해도 HUG의 리츠 AMC 인가 속도는 느리다. 대림코퍼레이션·대림산업 등이 출자한 대림에이엠씨는 지난해 8월3일 리츠 AMC 설립 인가 신청 후 40여일 만에 인가를 받았다.

HUG의 리츠 AMC 인가가 이처럼 더디게 진행되는 것은 HUG를 경쟁자로 생각하는 LH의 반발 때문이라는 게 업계 안팎의 관측이다. 국토부는 리츠 AMC 설립을 통해 향후 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도시재생 분야에서 HUG가 주도적인 역할을 하길 원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지난 2015년 7월 주택도시기금법 시행령·시행규칙 등을 제정하고 HUG가 도시재생 사업에 기금을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문제는 LH도 도시재생 사업에서 리츠 AMC로 참여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LH는 현재 천안 구도심인 동남구청사 일원의 복합개발사업인 ‘천안미드힐타운리츠’의 리츠 AMC다. LH 관계자는 “기금 심사를 하는 HUG가 사업까지 함께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도시재생계획처를 중심으로 HUG의 리츠 AMC 설립에 대한 반대 의견을 냈다”고 밝혔다.

이 같은 LH의 반대 때문에 국토부 주택기금과는 아직까지 HUG가 리츠 AMC를 설립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정부가 추진하는 도시재생사업도 차질을 빚고 있다. 국토부 고위관계자는 “국토부가 선정한 국가 지원 도시재생사업지역 46곳 중 처음으로 실시되는 천안미드힐타운의 AMC는 LH가 맡고 청주시가 소유한 옛 연초제초장 일원 도시재생사업은 HUG가 맡을 예정이었지만 지금처럼 HUG의 리츠 AMC 설립이 늦어진다면 애초 계획을 수정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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