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러시아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최근 1개월 동안 -5.3%까지 떨어졌다. 연초 이후로도 -2.3%를 기록하며 지난해와는 대조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러시아펀드의 1년 평균 수익률은 57.14%를 기록했지만 지난 7일 기준으로는 40.46%까지 떨어졌다.
여타 신흥국과 비교했을 때 러시아펀드는 홀로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중국·인도·브라질 펀드는 올해 들어 6~12%대의 평균 수익률을 거두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신흥아시아·신흥유럽 지역도 부진하게나마 1~3%대의 플러스 수익률은 지키고 있다.
러시아펀드의 등락에는 유가의 영향이 크다. 원유 등 에너지 수출 비중이 러시아 전체 수출 규모의 70%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에는 배럴당 30달러대였던 유가가 60달러 가까이 상승하면서 러시아 증시 역시 54%나 급등했지만 올 들어서는 유가가 50달러 중반대에서 맴돌면서 증시도 약 8% 하락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합의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셰일가스 증산에 나서면서 유가가 60달러선을 넘기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지나친 기대는 금물”이라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임동욱 신영증권 명동지점 이사는 “장기적으로 유가가 오를 수는 있겠지만 얼마나 오를지는 미지수”라며 “러시아 주가와 루블화 가치, 경제적 체력 등이 상당히 개선됐고 장기적으로도 좋을 수 있겠지만 눈높이는 낮춰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유동원 키움증권 글로벌전략팀 이사도 “러시아는 여전히 신흥국 중 가장 주목해야 할 투자처지만 올해는 신흥국보다는 선진국에 대한 투자 비중을 높이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다만 유 이사는 “러시아는 밸류에이션이 낮고 상승 여력이 높다”며 장기적인 안목으로 투자를 결정할 것을 권했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