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하루 앞둔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앞이 경찰 버스로 둘러싸여 지며 경비가 강화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경찰의 긴장감도 높아졌다. 헌법재판소 탄핵 선고 이후 결과에 불복해 과격행동을 비롯한 불법행위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경찰은 최고단계의 강계강화를 발령, 비상근무태세를 유지하고 철저한 집회·시위 관리 및 불법행위에 엄정 대응할 방침이다.
이철성 경찰청장은 9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전국 경찰지휘부 화상회의를 통해 빈틈없는 경계태세 확립과 선고 결과에 따른 불법행위에 엄정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경찰청은 이날 오전 8시부터 을(乙)호 비상을 발령했다. 을호 비상은 갑(甲)-을-병(丙)호-경계강화로 이어지는 비상령 중 두 번째로 높은 단계다. 탄핵심판 선고일인 10일은 서울지역에 최고 단계 비상령인 갑호가 발령되고 다음날인 11일에는 을호 비상령이 내려지며, 이후에는 별도 명령이 있을 때 까지 경계강화가 유지된다.
경찰은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9일부터 찬반 단체 관계자들의 집회·시위가 있어 경력을 집중 배치하고 방호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헌재 정문과 인근에는 이전 2개 중대 경력에서 20개 중대(1,600명) 경력이 투입돼 검문검색을 강화하면서 탄핵 찬반단체들의 돌발 행동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또 탄핵 찬반단체들이 9일부터 선고당일과 다음날 까지 광화문광장 등에서 집회를 이어갈 예정이어서 경찰은 서울 전역에 모두 120개 중대(9,600명)와 경찰버스 360대를 동원해 질서 유지 및 집회·시위 관리에 나섰다.
탄핵 찬반단체들은 선고 결과에 대해 각 진영에서 촉구하는 인용과 기각 결정에 자신하고 있어 선고 이후 결과에 불복한 돌발사태 발생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탄핵 찬성을 주장하며 촛불집회를 주도해온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9일 기자회견을 열고 “10일은 박근혜 탄핵 촛불혁명 승리의 날로 기록될 것이다”며 “우리는 8대 0 헌법재판관 만장일치 탄핵인용 선고를 할 것으로 본다”며 탄핵소추안 인용에 자신했다.
퇴진행동 측은 “만약 헌법재판소가 다수 국민의 뜻을 무시하고 탄핵 기각 또는 각하 결정을 할 경우, 퇴진행동은 비상상황을 선포할 것이다”면서 “더 커다란 국민적 저항에 나설 것을 결의한다”며 탄핵안이 인용되지 않을 경우 강도 높은 투쟁을 예고했다.
탄핵 반대단체인 ‘대통령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운동본부(탄기국)’은 탄핵안 인용 시 큰 저항이 있을 것이라며 헌재를 압박했다.
탄기국은 9일 오후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인터넷 카페를 통해 공개한 논평에서 “헌재는 8인 재판관 전원의 명의로 이번 탄핵심판 사건을 각하시켜야 한다”며 “만약 이 요구가 거부되
면 그 책임은 헌재재판관들에게 있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헌재 탄핵심판 결정에 따라 이에 불복하는 단체의 과격 폭력행위와 집단간 충돌, 돌발행위를 우려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9일부터 탄핵 찬반단체들의 집회가 예고돼 있어 표현의 자유는 최대한 보장하지만 폭력행위 및 집단 간 충돌 등에 대해서는 엄정히 대처할 예정이다”면서 “또 헌재재판관 등 주요인사들 신변에 해를 가하는 불법행위와 차량돌진, 시설난입, 분신·자해 소동 등에 대비하기 위해 긴장을 끈을 놓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김정욱기자 mykj@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