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클 조'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일등 금융그룹 미래 그린다

'소통과 혁신의 DNA' 전파하며 신한은행 업그레이드
글로벌·디지털 강화로 그룹 전체 경쟁력 제고 나설 듯

이 기사는 포춘코리아 2017년 3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조용병 신한은행장이 차기 신한금융지주 회장에 선임됐다. 신한은행은 조 행장 체제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였다. 수년째 국내 은행업계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데는 조 행장의 리더십이 큰 역할을 했다. 과연 조 행장 체제의 신한은행은 어떻게 변화했을까?

써니뱅크 출시 1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조용병 신한은행장(오른쪽).
“신한은행이 리딩 뱅크로서 위상을 다지고 나아가 월드 클래스 뱅크가 될 수 있는 초석을 마련하겠습니다.”

지난 2015년 3월 조용병 신한은행장은 자신의 취임식에서 당찬 포부와 함께 원대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임직원들에게는 현재에 머무르지 않고 원대한 뜻을 이루자는 이른바 ‘치원공니(致遠恐泥)’ 자세를 주문했다. 그리고 지금과 다른 새로운 변화와 혁신의 DNA를 신한은행 내부에 뿌리내리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당시 조 행장이 내건 3대 경영 전략은 ‘흔들림 없는 위상의 확립’, ‘월드 클래스 뱅크로의 도약을 위한 기반 구축’, ‘자랑스러운 신한 문화의 계승 및 발전’이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향도 제시했다.

지난 2년간 조 행장은 자신이 내세운 전략을 충실히 이행했다. 성과도 훌륭했다. 리딩 뱅크로서의 위상은 더욱 공고해졌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도 더욱 커졌다. 이때부터 조 행장은 한동우 회장의 뒤를 이은 차기 신한금융지주(이하 신한금융) 회장의 유력한 후보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세간의 예상은 현실이 됐다. 지난 1월 신한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만장일치로 조용병 행장을 차기 회장 내정자로 선정했다. 평사원으로 신한은행에 입사해 30여년간 ‘신한맨’으로 살아온 조 행장은 이른바 ‘샐러리맨 신화’의 주인공이 됐다.

신한금융의 대표적인 글로벌 전문가
조용병 행장이 차기 신한금융 회장에 선임된 표면적인 배경은 신한은행장으로서 보여준 확실한 성과다. 하지만 또 다른 이면에는 한동우 현 회장의 경영 전략을 이어갈 적임자이기 때문이라는 설이 우세하다.

지난 2011년 제2대 신한금융 회장에 취임한 한동우 회장은 그동안 꾸준히 ‘글로벌 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 회장 체제의 신한금융이 글로벌 행보를 본격화하기 시작한 때는 지난 2015년 무렵이다. 단순한 방향성 제시에 머물렀던 신한금융의 글로벌 전략은 이때를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아시아 시장에서의 기반 구축’이라는 중장기 전략을 내세운 신한금융은 2016년부터 해외 네트워크 확장에 속도를 냈다.

가시적인 성과도 보여줬다. 외연 확장이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이다. 지난해 말 기준 신한금융의 글로벌 네트워크는 총 20개국 165개 수준이다. 2년 전인 2014년 말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중국, 미국, 홍콩 등 거대 시장과 성장 잠재력을 갖춘 베트남, 인도네시아, 카자흐스탄, 미얀마, 베트남 등 신흥 시장에는 신한금융 계열사 두세 곳이 동반 진출해 시너지를 내고 있다.

한 회장은 지난해 9월 신한금융 창립 15주년 기념사를 통해 글로벌 사업에 대한 의지를 이렇게 밝혔다. “글로벌 사업은 신한의 미래를 이끌어갈 새로운 성장 동력입니다.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는 절박함과 초심으로 글로벌 시장에 도전해야 합니다. 특히 단순한 외형 확장에 안주하지 말고 철저히 ‘현지화를 통한 경쟁력 강화’로 현지 고객들로부터 선택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한 회장의 의지는 후임 회장 인선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1월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공개한 4명의 차기 회장 후보는 조용병 신한은행장을 포함해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 최방길 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이었다. 4명의 후보 중 해외 현지 업무 경험을 가진 후보는 조 행장이 유일했다. 조 행장은 지난 1992년부터 미국 뉴욕에서 약 3년간 근무했고, 지난 2007년부터 2년간 뉴욕지점장으로 근무한 바 있다. 특히 뉴욕지점장 근무 시절에는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 속에서도 현지 자금조달 등 핵심 업무를 수행하며 능력을 입증했다.

신한은행장으로서도 그의 글로벌 행보는 거침이 없었다. 조용병 행장은 취임 후 2020년까지 신한은행 전체 당기순이익의 20%를 해외 시장에서 거둬들이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그리고 지난 2년간 글로벌 네트워크를 2배 이상 확대하며 신한은행의 글로벌화에 큰 기여를 했다.

이를 증명하는 곳이 바로 베트남이다. 신한은행이 베트남에서 달성한 성과는 국내 금융업계에서 ‘해외 현지화 사례의 교과서’로 불린다. 현지에 특화된 맞춤형 상품뿐 아니라 ‘써니뱅크 베트남(Sunny Bank Vietnam)’ 등 핀테크와 콘텐츠를 결합한 새로운 인터넷 뱅킹 서비스도 선보였다. 특히 베트남 금융권 최초로 자동차 딜러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통해 자동차 구매 고객의 대출을 신청·접수하는 ‘써니뱅크 마이카 서비스’를 선보이며 돌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처럼 완벽한 현지화와 혁신적인 상품을 기반으로 신한은행은 베트남 내 외국계 은행 중 최다 네트워크를 보유한 1등 은행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또 ‘외국계 금융기관의 무덤’으로 불리는 일본에서는 신한은행 일본법인(이하 SBJ은행)이 맹활약 중이다. 특히 SBJ은행은 일본에서 유일하게 리테일 금융(개인 및 개인사업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금융업무)을 취급하는 외국계 은행 현지법인이다. 법인 출범 5년 만에 세전이익이 5배 증가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조 행장이 가진 풍부한 경험은 한동우 회장의 글로벌 중장기 전략을 이어가는 데 큰 힘이 될 수 있다. 그런 까닭에 업계에서는 조용병 행장의 차기 회장 선임을 점치는 의견이 우세했다.

현장 중시 경영철학으로 변화 주도
조용병 행장은 뼛속까지 신한맨이다. 지난 1984년 신한은행에 입사한 조 행장은 이후 인사부장, 기획부장, 뉴욕지점장,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이하 신한BNPP) 사장직을 역임했다.

그 과정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도 여러 번 냈다. 지난 2006년 신한은행 강남종합금융센터장 시절에는 전국 영업실적 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고, 2009년 리테일부문장 시절에는 전국 점포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며 실무적 감각을 인정받기도 했다.

특히 그는 신한BNPP 사장으로 근무하며 자신의 경영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다양한 분야에서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가 본격적으로 빛을 발하기 시작한 때도 바로 신한BNPP 사장으로 재직했던 시점이다.

금융업계 관계자 A씨는 말한다. “당시 조 사장은 임직원들에게 항상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것을 주문했습니다. 현장에 답이 있다는 철학을 꾸준히 어필하며 직원들에게 고객과의 소통에 적극 나설 것을 주문했죠. 현장의 목소리를 파악해 빠르게 대응하고 상품을 만드는 것이 운용사가 갖춰야 할 경쟁력이라는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실제로 조 사장 역시 취임 후 반년 가까이 직접 발로 뛰며 현장 경영에 전념했었습니다.”


그는 또 신한BNPP 사장 시절 트렌드를 읽는 눈을 바탕으로 다양한 창조적인 금융상품과 건전한 투자문화 정착을 이끄는 데 일조했다. 지하철 운임의 효율적 관리를 위한 서울시 공공정책에 기반을 둔 ‘서울시 지하철 9호선 펀드’가 대표적이다. 2014년 11월 선보인 이 상품은 출시 후 하루 반나절 만에 조기 완판되며 금융시장에 신선한 자극을 주었다.

당시 조 사장은 이른바 투자전문가팀(Investment Specialist Team)을 신설해 투자자들이 펀드 선택 시 도움받을 수 있는 자료를 작성해 증권사, 은행 등에 제공하는 임무를 부여하기도 했다. 이는 올바른 투자문화 정착과 펀드의 불완전 판매 예방을 위한 조 행장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고 전해진다.

무엇보다 조용병 행장을 상징하는 닉네임, 바로 ‘엉클(Uncle) 조’가 탄생한 시점이 바로 신한BNPP 사장 시절이었다. ‘엉클 조’라는 애칭은 당시 조 사장과 어떻게 매치가 된 것일까? 금융업계 관계자 B씨는 말한다. “조용병 사장의 업무 스타일은 한마디로 저돌적이었습니다. 실제로 조 사장이 주재하는 회의는 한 시간이 10분처럼 지나갔다고 해요. 반면 사석에서나 외부에서 직원들을 만날 때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매우 살갑게 다가왔죠. 직원들 사이에서는 이러한 조 사장의 모습이 마치 든든한 맏형 혹은 삼촌 같다는 의미에서 ‘엉클 조’라는 별명을 부르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이처럼 직원들과의 소통으로 쌓아온 신뢰와 믿음은 그가 지난 2015년 신한은행장에 취임하는 데도 적잖은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전해진다. 그가 2015년 신한은행장으로 선임됐을 당시 신한금융지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조 행장에 대해 “업무 추진력이 좋을 뿐 아니라 조직 전체를 아우르는 리더십을 갖췄다는 점에서 차기 행장에 손색이 없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한동우 회장 역시 “조용병 사장은 신한은행 초창기부터 근무했기 때문에 직원들과 잘 융합할 수 있을 것 같다” 며 “지금 신한에는 이처럼 융합을 잘하는 사람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시무식에 참석한 조용병 행장이 직원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레드팀·광장 3.0 제도로 소통 강화
신한은행의 수장으로서 조용병 행장은 신한은행의 많은 것을 바꿔놓았다. 이른바 ‘엉클 조’의 소탈한 소통 리더십, 그리고 혁신과 변화의 DNA를 기반으로 신한은행을 이끌었다.

신한BNPP 시절부터 시작된 그의 엉클 조 리더십은 신한은행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특히 소통을 즐기는 조 행장의 면모는 ‘회사 조회’에서 확인할 수 있다. 고동완 신한은행 홍보부 과장은 말한다. “얼마 전 있었던 회사 조회는 조금 독특한 곳에서 진행됐습니다. 바로 사내 카페와 독서공간으로 꾸며진 장소에서 조회가 진행됐죠. 당시 조회에는 본부 부서 직원들이 참여해 ‘함께하는 조회’의 형식으로 진행됐습니다. 이처럼 특별한 조회는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어요. 지난해 7월에는 ‘소개하는 조회’라는 주제로 조회가 사내에 방송됐는데, 방송이 녹화된 장소가 다름 아닌 조용병 행장의 집무실이었습니다. 조 행장이 직접 등장해 집무실 이곳저곳을 소개하면서 조회가 시작됐죠. 이뿐 아니라 지난해 10월에는 조 행장이 직접 명동금융센터를 방문해 지점 직원들과 함께하는 ‘찾아가는 조회’가 진행되기도 했습니다.”

소통을 강조하는 조 행장의 철학은 신한은행의 회의 문화도 바꿔놓았다. 그가 과거 신한BNPP 시절 보여줬던 다소 저돌적인 회의 문화가 신한은행에도 고스란히 접목된 것이다.

조용병 행장은 취임 이후 이른바 ‘레드팀(Red Team)’이라는 제도를 임원 회의에 도입했다. 레드팀은 원래 과거 냉전 시기 미군이 모의 군사훈련을 할 때 아군을 ‘블루팀’, 적군을 ‘레드팀’이라 부른 데서 비롯됐다. 레드팀은 크게 두 가지 형태가 있다. 하나는 주어진 임무에서 경쟁자의 역할을 수행하며 소속 팀을 숭리로 이끄는 것이다. 또 다른 형태는 다수 의견과 반대되는 입장을 대변해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공격하는 방식이다.

레드팀 제도가 도입된 회의는 이전과 180도 다른 분위기를 연출했다. 회의에 참석한 임원을 임의로 ‘레드팀’에 지정해 그날 회의 안건에 대해 무조건 쓴소리를 하게끔 했다. 회의 안건에 대한 의도적인 공격은 레드팀, 혹은 블루팀 임원들에게 안건을 보다 심도 있게 고민하는 기회를 제공했다. 이른바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관행으로 인해 발생 가능한 의사결정의 오류를 막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도 받았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레드팀 제도는 회의 시간에 토론 대신 주무 부서의 의견을 그대로 따르는 ‘의사결정의 폭포효과(Cascade Effect)’를 막는 데 큰 기여를 했다”며 “궁극적으로는 신한은행의 회의 문화 전체를 바꿔놓는 제도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하나의 소통 창구는 ‘광장 3.0’이다. 금융업계에서는 신한은행이 보여주고 있는 저력의 원천이 ‘소통의 힘’에서 비롯되며, 그 힘의 원천은 바로 ‘광장 3.0’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광장 3.0은 조용병 행장과 직원 간의 ‘익명’ 온라인 소통 채널이다. 조 행장은 직원들이 올린 글에 직접 답을 달아줄 뿐만 아니라, 직원들이 직접 제안하는 업무 개선 방안이나 애로사항을 챙겨 이를 현실에 적극 반영하고 있다.

온라인을 활용한 소통은 업무 방식에도 고스란히 적용된다. 평소 실용성을 강조해온 조 행장은 이메일 보고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외부 활동 중에도 태블릿PC를 통해 각종 보고사항을 체크하는 등 비(非)대면 온라인 중심의 업무를 한다. 이는 평소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의 트렌드에 맞춰 금융권도 디지털화로 승부를 봐야 한다는 조 행장의 철학이 반영된 업무 스타일이다.

조 행장을 설명하는 또 하나의 키워드가 바로 ‘혁신과 변화의 DNA’ 다. 앞서 언급한 온라인 소통 강화도 변화하는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변화의 몸부림이었다. 이러한 혁신과 변화의 DNA는 또 다른 단어 ‘디지털’로 설명이 가능하다.

신한은행은 국내 금융업계에서 가장 먼저 핀테크(Fintech) 시장에 대응한 은행이다. 국내 최초의 모바일 기반 비대면 실명 확인 신규 계좌 서비스인 ‘써니뱅크’가 대표적인 사례다. 써니뱅크 내에 구현된 환전 서비스 ‘써니 누구나환전’과 자동차금융 서비스 ‘써니 마이카’는 핀테크 시장의 베스트셀러 상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밖에도 신한은행은 조 행장의 지휘 아래 국내 은행 최초로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를 적용한 모바일 자산관리 서비스 ‘엠폴리오(M-Folio)’, 금융권 최초로 블록체인(Block Chain·허위 거래정보 원천차단 서비스)을 상용화한 ‘골드안심서비스’ 등을 론칭하며 국내 핀테크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조 행장은 정보통신기술(ICT)과 금융의 융·복합을 미래 먹거리로 정하고 조직부터 서비스까지 모든 부분에 ‘디지털 DNA’를 심어왔다”며 “디지털금융본부 및 디지털전략본부 신설과 써니뱅크 담당 부서의 사업본부 격상은 디지털 시대에 본격 대응하기 위한 도전의 출발점이었다”고 말했다.

스마트워킹 센터 개소식에 참석한 조용병 행장(가운데).
직원행복 철학으로 실적 쑥쑥
지난 2년간 조용병 행장이 신한은행에서 보여준 또 다른 변화는 직원들의 표정에서 감지된다. 대다수 직원들은 조 행장 취임 이후 직장생활이 즐거워졌다고 말한다. 이는 평소 ‘은행의 가장 큰 자산은 직원’이라는 조 행장의 ‘직원행복 철학’이 실제 근무환경에 고스란히 접목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신한은행은 은행권 최초로 재택근무, 자율 출퇴근제를 포함한 ‘스마트근무제’를 전격 도입했다. 이를 위해 신한은행은 강남과 죽전, 서울역 인근에 총 3개의 스마트워킹 센터를 마련해 본점·영업점 직원 중 단독 업무 수행이 가능한 직원에게 근무환경을 지원 중이다. 특히 스마트워킹 센터 근무 시에는 복장 제한이 없어 좀 더 편안하면서도 집중도가 높게 근무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신한은행 관계자의 설명이다. 스마트워킹 센터를 이용해본 직원들은 “출퇴근 시간 절약으로 업무 집중도를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저녁이 있는 삶’을 누릴 수 있어 가족들과의 즐거운 시간을 자주 보내고 있다”고 한목소리로 말한다.

신한은행은 워킹맘, 원거리 출근, 업무상 시차가 있는 경우에 해당되는 직원에게는 자율 출퇴근제 활용을 적극 권유하고 있다. ‘설마’ 하는 불안감에 제도 활용에 소극적이었던 직원들은 회사 차원의 독려에 이제는 자율 출퇴근제를 적극 이용하고 있다. 신한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자율 출퇴근제 이용 건수는 10만 건을 돌파했고, 재택근무 역시 450여 건에 달한다.

이처럼 변화와 혁신, 그리고 직원을 위하는 조용병 행장의 경영철학은 신한은행이 리딩 뱅크로서 위상을 공고히 다지는 데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다. 실적이 이를 증명한다. 신한은행은 지난 2010년부터 7년간 당기순이익 기준 국내 1위 은행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신한은행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30.2% 증가한 1조9,403억 원을 기록했다. 신한금융그룹 전체 당기순이익이 2조7,748억 원임을 감안하면 전체의 60% 가량을 신한은행이 책임진 셈이다.

이제 조 행장은 신한은행에서 보여준 리더십과 성과를 신한금융 회장으로서 또 한 번 보여줘야 한다. 명실공히 신한금융은 굳건한 국내 1등 금융사다. 지난 9년간 단 한 번도 1등의 자리를 빼앗긴 적이 없다. 지난해에는 6년 만에 최대 실적을 경신했고, 3년 연속 당기순이익 2조원을 돌파했다. KB금융, 하나금융, 우리은행 등 경쟁사의 추격이 매섭지만 여전히 신한의 벽은 견고하기만 하다. 조용병 차기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과연 국내 리딩 금융그룹의 수장으로서 자신의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할 수 있을까? 올해 신한금융의 행보를 유심히 지켜봐야 할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다.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김병주 기자 bjh1127@hmg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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