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치락 뒤치락 세계경제 이야기>16세기부터 현재까지…세계경제 흥망사

■석혜원 지음·어진선 그림 지음, 풀빛 펴냄

세계 경제 패권을 쥐고 있는 나라가 어디냐고 물으면 대부분 미국이라고 답할 것이다. 재정 적자와 무역 적자라는 쌍둥이 적자로 어려움을 겪고는 있지만, 미국은 20세기 초부터 세계 경제 대국의 자리를 굳힌 뒤 한 세기 동안 그 위치를 지키고 있다.

그러나 질문을 바꿔 미국이 앞으로도 지금의 위치를 지켜 낼 수 있을 것이냐고 묻는다면 누구도 명확한 답을 내리긴 어렵다. 공산주의 국가였던 중국이 경제적으로 미국과 대등한 위치에 오를 것이라 예상했던 이들이 많지 않듯이 한 나라의 경제 정책의 변화에 따라 경제 패권은 언제든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엎치락뒤치락 세계 경제 이야기’는 16세기에서 20세기까지 세계 경제를 움직였던 사건들과 그 배경, 그리고 각 나라의 경제 부흥과 쇠퇴를 불러온 정책이나 결정 등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16세기 유럽의 중상주의 정책을 시작으로 17세기 세계 무역의 최강자로 떠올랐던 네덜란드의 동인도 회사, 18세기 영국과 프랑스 주식시장의 버블, 산업혁명, 아편전쟁, 대륙횡단철도의 건설, 유통과 소비 혁명을 일으킨 백화점의 탄생, 대서양과 태평양을 연결한 파나마 운하의 개통, 대량 생산ㆍ소비 시대를 연 포드 시스템, 1929년의 대공황, 신자유주의 경제 정책, 덩샤오핑의 개혁과 중국의 경제 성장, 일본의 경제 불황, 정보기술혁명과 닷컴버블, 한국 반도체 산업의 신화 등. 16세기에서 20세기까지 세계 경제를 움직였던 사건들을 망라했다. 청소년을 위한 경제경영서인 만큼, 내용을 쉽게 풀어썼을 뿐 아니라 그림도 더해 이해하기 쉽게 꾸몄다.

책을 읽다 보면 세계 경제 패권국이 책 제목처럼 ‘엎치락뒤치락’이었다는 사실도 알 수 있다. 16세기에는 새로운 항로를 개척하는 데 앞장섰던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국력이 가장 강대했지만, 17세기에는 세계 해상 무역을 이끄는 강국으로 발전한 네덜란드가 선두로 나섰으며 19세기 초에는 최초로 산업혁명을 이룬 영국이 그 자리를 이어받았다.

책은 세계화, 지속 가능한 발전, 2008년 미국에서 시작된 금융 위기가 유럽으로 옮겨 가 세계 경제 침체로 이어지는 등 오늘날 세계 경제가 직면한 문제들도 깊이 있게 다룬다. 저자는 “경제 정책이 성공하려면 상황을 예리하게 분석하고, 적절한 대처 방법을 찾아 시기를 놓치지 않고 실행에 옮겨야 한다”며 “우리가 역사를 배우는 이유는 그 속에 담긴 지식과 교훈을 통해 미래를 예측함으로써 더 나은 내일을 준비하기 위해서”라고 강조한다. 1만5,000원

/박성규기자 exculpate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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