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 <돈키호테>는 지난해 서거 400주년을 맞았던 스페인 극작가 세르반테스의 소설을 바탕으로, 루드비히 밍쿠스(Ludwig Minkus)의 음악과 마리우스 프티파(Marius Petipa)의 안무로 1869년 러시아 볼쇼이극장에서 초연해 대성공을 거두었다. 이후 약 150년 가까이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는 이 작품은 원작과 달리, 가난하지만 재치 있는 이발사 ‘바질’과 매력 넘치는 ‘키트리’의 유쾌한 사랑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다.
/사진=유니버설발레단
유머와 재미 가득한 희극발레 <돈키호테>는 처음부터 끝까지 화려하고 강렬하다.특히 밍쿠스가 마리우스 프티파를 위해서 만든 스페인 풍의 경쾌한 음악은 극의 흥겨움을 더해준다. ‘정열의 나라 스페인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플라멩코(Flamenco), 빠른 템포의 서민 춤인 세기딜야(Seguidilla), 캐스터네츠를 손에 든 남녀가 함께 추는 귀족춤 판당고(Fandango), 남성미 넘치는 투우사의 춤까지 스페인 만의 정취를 마음껏 느낄 수 있는 볼거리가 가득하다.<돈키호테>는 초심자뿐만 아니라 발레 매니아까지 두루 만족시킬 수 있는 취향 저격 발레이다. 주역 무용수의 앙상블과 군무의 탁월함까지 클래식 발레에서 만날 수 있는 모든 기교를 응축시킨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남성 무용수가 발레리나를 한 손으로 머리 위까지 들어 올리는 리프트 동작과 연속 점프, 발레리나의 32회전 푸에테(fouette)와 군무진의 화려한 디베르티스망 (divertissement) 까지 무용수 개인의 기량과 함께 전체의 조화를 요구한다.
문훈숙 단장은 ‘돈키호테는 모든 이들이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이라며 시즌 첫 공연으로 선택한 배경을 밝혔다. 이어 문 단장은 “서로에 대한 믿음으로 사랑을 키워나가는 젊은 연인과 고난 속에서도 신념을 잃지 않는 노년의 모험가까지, 발레 돈키호테는 오늘을 살아가는 수많은 ‘돈키호테’와 ‘키트리’와 ‘바질’을 위한 작품”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한편 이번 공연에서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네 쌍의 ‘키트리와 바질’이 확정됐다. 프로 무대 15년의 관록과 국내 첫 주역 데뷔를 앞둔 실력파 다크호스의 만남 ‘황혜민-간토지 오콤비얀바’, 탄탄한 테크닉에 통통 튀는 매력까지 대체 불가한 스타부부 ‘강미선-콘스탄틴 노보셀로프’, 실력은 물론 훈훈한 비주얼까지 ’김나은-강민우‘, 카리스마에 카리스마를 더해 더욱 강력해진 ‘홍향기-이동탁’까지 어느 하나 놓치고 싶지 않는 환상의 조합들이 관객들을 기다린다.
/서경스타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