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사진·동영상 공유 기반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업체인 ‘스냅’(Snap)의 성공적인 뉴욕증시 상장 소식에 네이버가 잔뜩 고무돼 있다. 자회사 ‘스노우’(SNOW)가 제2의 스냅챗이 될 수도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또 스노우가 스냅챗처럼 광고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 3일(현지시간) 스냅은 뉴욕증권거래소에서 27.0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상장 이틀째 만에 무려 59.4%나 올랐다.
스냅이 운영하는 스냅챗은 사진·동영상을 모바일에서 주고받는 서비스다. 지난 2013년 페이스북은 30억 달러에 인수를 제안했다가 거절당했다. 스냅챗은 10~20대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고, 페이스북은 와츠앱, 인스타그램 등에 스냅챗의 핵심 기능을 추가하면서 스냅챗 따라 잡기에 나섰다. 스냅챗이 24시간만 공유하는 ‘스토리즈’ 서비스를 출시하자 페이스북과 와츠앱이 쫓아했다.
네이버 자회사 스노우는 ‘아시아의 스냅챗’으로 불린다. 메시지가 10초 안에 사라지는 ‘휘발성’이 같기 때문이다. 다만 스노우는 스냅챗과 달리 카메라 합성(필터링) 기능은 강하다. 반면 동영상 전송·공유 서비스는 약하다. 그래서 오는 5월 카메라 기반 서비스인 ‘B612’와 ‘라인 카메라’ 등의 사업부를 스노우와 합치기로 했다.
또 다른 차이점은 수익성이다. 스냅챗은 기사 공유 등 모바일 플랫폼으로 영역을 확장하면서 광고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스노우와 아직 이렇다 할 수익원이 없다. 네이버 관계자는 “1년 6개월 된 스노우 입장에선지 가입자를 최대한 확보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수익모델은 추후에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스노우 가입자는 지난해 말 현재 1억명을 넘었다. 현재 매출은 없지만, 성장 가능성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문가들은 기업가치를 최대 5조원까지 본다. 김민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스냅챗의 증시 상장 때 월간이용자수(MAU)당 80달러의 가치로 평가를 받았다”며 “이 기준을 적용하면 MAU 5,000만명인 스노우는 4조원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해진 전 네이버 의장이 스노우를 ‘제2의 라인’으로 키우겠다고 공언하면서 페이스북의 인수 제안까지도 거절한 만큼 수년 안에 수익 모델만 제대로 갖추면 국내외 증시 상장을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 네이버의 자회사인 라인은 지난해 7월 미국·일본 증시에 동시 상장하며 1조5,000억원 규모의 사업자금을 조달했다.
/지민구기자 mingu@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