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현우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오훈 기자
드라마와 뮤지컬, 예능 등을 오가며 활발히 활동을 펼쳤던 현우가 데뷔 10년 만에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지난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KBS 2TV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에서 강태양을 연기한 배우 현우가 라운드 인터뷰를 통해 종영 소감을 전했다.
“9개월에 걸친 촬영이 끝났다. 준비도 촬영도 많이 했던 작품이라 아쉽다. 좋은 모습을 더 많이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워낙 커플도 많고 제가 메인이 아니었기에 못 보여 드린 부분도 있다. 그런 부분이 조금 아쉽긴 하다”며 종영에 대해 시원함 보다는 아쉬운 감정을 드러냈다.
현우가 연기한 강태양은 온갖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생활을 이어가는 인물로 번번히 취업에 실패하고 사랑하는 애인 최지연(차주영 분)에게도 헤어짐을 통보 받은 후 월계수 양복점의 일원이 됐던 캐릭터였다. 비운의 7포 세대 취준생으로 애교 많은 부잣집 딸 민효원(이세영 분)과 닭살 케미스트리를 만들어내며 ‘아츄커플’로 큰 사랑을 받았다.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으리라곤 전혀 예상을 못했다. 자고 일어나면 촬영장이었기 때문에 반응이 좋다는 것을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 촬영 끝나고 나서야 많이 사랑 받는다는 걸 알았다. ‘너네 많이 예뻐한다, 아낀다’는 얘기들을 해주시는데 ‘이게 뭐지’ 싶었다. 처음이라 그런지 더 낯설게 느껴졌던 관심이었다. 사랑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얼떨떨해 했다.
‘아츄커플’로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연말시상식에서 ‘커플상’도 원래 욕심을 냈었느냐고 묻자 “저는 그 흔한 개근상도 못 받아 봤다. 고무동력기 상 말고는 받았던 기억이 없어서 크게 신경 쓰지 않았었다. 그런데 가족들도 상을 많이 받으셨고 저희도 커플상을 수상하게 되니 뿌듯했다. 축하해주시는 형, 누나들이 든든하기도 했다”고 답했다.
배우 현우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오훈 기자
현우는 ‘월계수’ 출연진들을 가족이라고 부를 만큼 촬영장의 분위기가 좋았다고 전하기도 했다. “차인표 선배를 중심으로 남자들끼리 잘 뭉쳤다. 정말 가족 같았다. 현장에 와서 형들과 같이 있으면 지치지 않았다. 이런 현장이 없다고 생각될 정도로 화목했다”며 “막내로서 선배들 옆에 꼭 붙어있어서 저에게 특별히 잘 해주신 것 같기도 하다”고 전했다.
군필 배우로서 예비군은 끝났고 민방위만 남았다는 현우는 10년 동안 딱 두 달 쉴 만큼 활발한 활동을 했지만 큰 빛을 보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다양한 작품으로 도전을 했어도 동안인 외모 덕분에 역할에 한계가 있었던 것.
“20대 때도 동안이라 학생연기만 하고 성인연기를 잘 못했다. 머리 스타일에 따라 다른 것 같긴한데 갭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 같다. 10년 동안 밝은 캐릭터 위주로 해서 ‘월계수’의 강태양 역도 편했다. 드라마 ‘갑동이’에서는 정인기 선배 아역을 맡았는데 사이코패스 살인마였다. 일단 맡으면 할 수 있는데 안 시켜주시니 아쉽다. 악역도 엄청 하고 싶다. 내가 안 웃으면 서늘한 느낌이 있다. 늘 웃어서 눈 뜨라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고 답해 동안 외모로서의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이어 10년 동안 꾸준한 활동을 했음에도 이름을 알린 것은 ‘월계수’가 처음 인 것 같다는 말에 “제가 했던 모든 작품들이 인생작이다. 이번에도 선배님들과 함께 호흡한다는 사실이 중요했지 다다른 것은 크게 생각하지 않았었다. 연기를 열심히 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지금도 쉬지 않았지만 쉬고 싶은 생각은 없다. 쉬어도 일주일 정도?(웃음)”라고 답해 성실한 배우 ‘현우’임을 다시 한번 나타냈다.
10년 동안 배우 생활을 하면서 힘든 점은 없었을까. 현우는 우여곡절이 많았다고 한다. “대본도 그렇고 잠 못 자는 것도 그렇고 출연료 미지급 문제도 있었다. 제가 집에서 가장인데 가족들을 실망시켜드리는 것 같았다. 시청률 1%대 드라마도 한 적 있고 다 겪어봤다. 그래서 그런지 일을 못 하는 게 힘들지 일을 하면서 힘든 것은 없다. 강박관념이 생긴 것 같다. 일을 못하면 잊혀질 것 같다”고 전해 그의 10년이 순탄하지만은 않았음을 짐작하게 했다.
이어 “일에 집착한다기보단 많은 작품 속에서 일을 배우고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배우고 더 점점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배우 현우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오훈 기자
다양한 끼와 재능도 겸비한 멀티테이너 현우는 2008년 영화 ‘쌍화점’으로 배우 데뷔해 2009년 노민우 이장우와 트웬티포세븐으로 프로젝트 그룹을 결성해 가수로도 데뷔한 바 있다. 이후 영화 드라마, MC, 뮤지컬 배우와 더불어 예능 출연까지 다양한 활동을 했으며 최근 MBC ‘일밤-복면가왕’에서 감미로운 목소리로 여심을 사로잡으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정신 없이 달려온 그의 10년의 원동력은 가족이었다. “가족들이 행복한 게 좋다 내가 TV에 나오는 걸 부모님이 너무 좋아하시기도 하고 매일 매일 TV에서 절 보실 수 있게 열심히 드라마를 찍었다. 사람이 눈에 잘 안 보이면 금세 잊혀 지지지 않느냐. 그리고 그걸 다시 되돌리려면 더 많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쉬면 안 된다. 쉬는 건 딱 일주일 정도면 충분하다” 다시 한번 더 강조해서 말했다.
마지막으로 현우는 “누군가의 기억에 남는 작품 속에서 기억에 남는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다. 누군가의 기억에서 잊혀지고 싶지 않다. 저 ‘현우’라는 배우 때문에 ‘기분이 좋았다, 행복했다’ 그런 느낌을 주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각오를 보이기도 했다.
현우의 10년은 무의미 하지 않았다. 그는 벌써 우리에게 ‘행복을 주는 배우’로 기억 됐으니까. 앞으로 더 빛날 현우의 차기작이 기다려지는 이유다.
한편,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에서 강태양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던 현우는 차기작으로 드라마를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서경스타 문경민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