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자산이 변해서 금융자산이 되는 만큼 전 생애에 걸쳐 인적자산은 조금씩 줄어들고 반대급부로 금융자산은 조금씩 늘어난다. 젊은 시절에는 금융자산은 거의 없고 인적자산이 압도적으로 많다가 나이가 들면서 인적자산은 점차 줄고 금융자산이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된다. 그러다 은퇴 즈음에 이르면 인적자산은 아예 사라지고 금융자산만 남게 된다.
인적자산이 없다는 것은 근로소득을 얻을 수 없다는 의미고, 이제는 금융자산만을 이용해 삶을 꾸려 가야 한다는 의미다. 은퇴했는데 금융자산이 없다면 은퇴를 번복하고 다시 노동을 함으로써 인적자산을 부활시키는 수밖에 없다. 이는 나이 들어서도 은퇴하지 못하고 칠십이 넘어서까지 생계형 노동에 매달리고 있는 우리나라 많은 노인들의 실제 모습이기도 하다. 젊은 시절 번 금융자산 중 일부를 인적자산이 사라지는 노후를 위해 따로 축적해놔야 하는 이유다.
이렇게 해서 축적해 놓은 자산은 노후가 되면 최대한 안정적으로 잘 보전하고 지켜야 한다. 은퇴를 하면 인적자산은 아예 없고, 금융자산은 계속 줄기 때문에 인생 전체에서 자산이 가장 적은 시기다. 은퇴 이후 노년의 자산운용이 보수적으로 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이는 반대로 젊은 시절에는 상대적으로 공격적인 자산운용을 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공격적인 운용과정에서 손실을 보더라도 이를 만회할 수 있는 인적자산이 많기 때문에 젊을수록 자금을 크게 키워 나가려는 노력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더구나 인적자산은 일종의 채권과 같은 특성을 가지고 있다. 채권의 가장 큰 특징은 정기적으로 현금흐름이 발생하고 상당히 안정적이라는 데 있다. 인적자산 역시 똑 같은 특징을 가지고 있다. 노동을 통해 정기적으로 현금흐름을 발생시키며 어지간해서는 부도(?)가 나지 않는 안전자산이다. 따라서 인적자산이 많은 젊은 시절에는 대부분의 자산이 채권에 투자된 것과 다름없다. 이런 까닭에 그나마 조금 있는 금융자산마저 안전자산에 투자할 이유는 없다. 보다 공격적인 자산에 투자함으로써 전체 자산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 반대로 은퇴를 하게 되면 채권과 같은 역할을 하던 인적자산이 사라지게 되므로 안전자산의 비중을 높임으로써 자산보호를 자산운용의 최우선 목표로 삼아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