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핑+백브리핑] '총선 코앞' 네덜란드 터키 장관 입국 막아

총선을 나흘 앞둔 네덜란드 정부가 터키 외교장관과 가족부장관의 입국을 잇달아 거부했다.

11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정부는 공공질서와 안전 문제를 이유로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교장관이 탑승한 비행기의 착륙 승인을 철회했다고 밝혔다. 네덜란드 정부는 성명에서 “(방문이 무산될 경우) 터키 당국이 네덜란드에 공개적 제재를 가하겠다고 위협했기에 합리적 해법을 찾기가 불가능해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네덜란드 정부는 이어 독일 국경을 넘어 자동차 편으로 네덜란드에 입국한 파트마 베툴 사얀 카야 터키 가족부 장관도 국경으로 다시 호송했다. 이와 관련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네덜란드의 조치는 나치의 잔재”라며 반발했다. 터키 장관들은 네덜란드에서 터키의 대통령중심제 개헌을 옹호하는 재외국민 정치집회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 이례적 장관 입국거부 이유는?

네덜란드 내 반이민 정서 고조

극우 자유당 세 집결될까 우려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가 터키 장관들의 입국을 이례적으로 불허한 것은 오는 15일(현지시간) 총선을 앞두고 터키 내각 인사의 입국이 네덜란드 내 반이민 정서에 미칠 파장을 염려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뤼터 총리의 집권 자유민주당(VVD)이 반이민 등을 기조로 내세운 헤이르트 빌더르스 대표의 극우 자유당(PVV)과 제1당 지위를 놓고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는 만큼 이번 입국으로 극우 자유당의 세 집결이 강화될까 염려한 것이다.

터키는 네덜란드의 거듭된 만류에도 입국 시도를 강행했다. 터키 정부는 재외국민 투표가 다음 달 대통령중심제 개헌 국민투표의 ‘캐스팅보트’로 떠오르자 독일·네덜란드·스위스 등에서 관련 집회를 계획했다고 주요 외신들은 전했다. /김희원기자 heewk@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