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2년만에...외부인사 회장 앉힌 HSBC

플린트 후임에 터커 AIA CEO
돈세탁 등 위기돌파 해결사로

마크 터커 HSBC 신임 회장/홍콩=AP연합뉴스


유럽 최대 은행인 HSBC가 152년 역사상 처음으로 외부 출신 회장을 영입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2일(현지시간) HSBC가 더글러스 플린트 회장 후임으로 마크 터커 AIA그룹 최고경영자(CEO)를 임명했다고 보도했다. 이로써 그룹 내부 출신이 회장직에 앉았던 HSBC 창립 이래의 전통이 깨지게 됐다.


터커 신임 회장은 지난 2011년 1월부터 AIA CEO로 재직해왔으며 그에 앞서 2009년 9월까지는 푸르덴셜 CEO를 지냈다. 또 파산한 영국 최대 모기지 은행인 HBOS에서도 2년간 일한 적이 있다. 그는 또 2012년부터 골드만삭스 이사직도 맡아왔으나 HSBC에 합류하면 그만둘 것이라고 FT는 전했다.

HSBC가 오랜 전통을 깨고 외부 인사인 그를 영입한 것은 돈세탁 규정 위반 혐의 등으로 위기에 직면해 경영쇄신을 추진 중인 HSBC가 그의 업무 추진력을 높이 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터커 회장은 2010년 AIA가 AIG그룹에서 분리된 후 수익을 50%까지 끌어올렸고 홍콩증시에 상장된 주식이 166%나 오르는 데 일조했다. 이는 같은 기간 HSBC 런던지사가 올린 42%의 상승률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HSBC의 한 고위급 임원은 그에 대해 “능력이 충만하고 업무에 매우 적극적”이라고 평가했다.

물론 신임 회장이 넘어야 할 장애물도 적지 않다. 터커는 돈세탁 규정 위반 혐의로 위기에 처한 HSBC를 구하는 한편 최초의 외부 출신 회장으로서 자신과 코드가 맞는 인재를 찾아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무엇보다 터커 회장은 취임 이후 내년에 물러나는 스튜어트 걸리버 CEO의 후임을 모색해야 한다. 외신들은 새 CEO 역시 외부에서 영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HSBC는 2012년 이란·리비아·수단 등에 있는 기업들과 불법거래를 하고 멕시코 등에서 마약 카르텔의 돈세탁을 도운 혐의를 받고 있다. 돈세탁 규모는 약 8억8,000만달러(1조102억원)로 알려졌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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