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유 부총리는 정부 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심증을 가지고 판단을 내릴 수는 없다”며 “국가가 공식적으로 대응할 때는 대응할만한 분명한 증거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이 느끼는 심리적 불안감은 잘 알고 있다”며 “(피해기업 지원 등) 지원 관련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 부총리는 오는 17~18일(현지 시간) 독일 바덴바덴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중국 재무장관과 양자회담을 성사시켜 우리 측 입장을 적극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유 부총리는 “다른 문제로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일이 없도록 서로 노력하자고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중 양자 재무장관 회담 일정은 아직 잡히지 않은 상황이다.
이날 유 부총리는 미국 신행정부의 통상압력, 한미 FTA 재협상 가능성, 환율조작국 지정 여부 등에 대해서도 G20 회의에서 양자회담을 열고 충분히 설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미 재무장관은 이번 회의에서 양자회담 일정을 확정했다. 유 부총리는 “한미 FTA는 상호호혜적이고 환율조작국 여부도 한국은 정부가 나서서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은 없다는 것을 직접 만나 강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이 실패했다는 시각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물론 지표들이 목표에는 못 미친 것이 사실이지만 방향설정, 공공부문 개혁 등에서는 성과가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4대 개혁, 경제혁신 3개년 계획 등 방향 설정은 잘했다”며 “다만 성장률, 청년실업률, 가계부채 등 좀 더 잘했어야 하는데 하지 못한 것에는 반성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유 부총리는 대선 이후 들어설 새로운 행정부에 인수인계를 하기 위해 기재부 내에 TF를 꾸리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경제 정책 중 차기정부에서도 계승이 필요한 것은 인수인계를 위해 TF를 꾸리는 것을 필요하다면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유 부총리는 “새 정부가 출범할 때까지 경제를 안정적으로 운용하는데 전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현 경기 상황에 대해서는 “혼재된 신호(믹스드 시그널)이 나타나고 있다”며 “3월 말까지 속보 지표 등을 보고 정말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야 한다고 판단이 서면 어떤 사업을 해야 하는지 미리 준비하는 작업을 하겠다”고 말했다. 국회가 기재부의 예산편성권, 증액동의권 등을 가져가는 것에 대해서는 “행정부가 갖는 것이 타당하다”고 반대했다. 국회 개헌특위는 행정부의 힘이 과도해 예산편성 주도권을 기재부에서 국회로 이관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세종=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