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마켓] 경영권 담보로 수익내는 헤지펀드 나온다

플랫폼운용, 연 복리 8% 제시
이달 중 '반도체밸류업...' 출시
PEF와 지분 매매·BW 투자
3년 만기땐 누적 수익 18% 기대
SI 경영권 담보로 손실은 최소화





기업의 경영권을 매매하거나 담보로 수익을 얻는 헤지펀드가 국내에 처음 등장한다. 지난 2004년 KT&G의 경영권을 위협했던 영국계 헤지펀드 TCI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반대했던 미국계 엘리엇매니지먼트가 대표적인 글로벌 경영권 매매 헤지펀드로 꼽힌다. 월가의 대표적인 행동주의 투자자인 폴 싱어가 이끄는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는 지난해 홍콩 동아은행(BEA)의 경영권을 빼앗아 매각 차익을 노리기 위한 소송전에 나서기도 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플랫폼파트너스자산운용은 연 복리 8%의 반도체밸류업선순위펀드를 이달 중 설정한다. 연 2%의 쿠폰수익률까지 챙기는 3년 만기 폐쇄형 상품이다. 최소가입금액은 10억원으로 전문투자가와 기관·법인 대상 상품이다. 모집 규모는 390억원가량이다. 이 상품의 특징은 헤지펀드가 사모투자펀드(PEF)와 같이 경영권 지분을 매매하거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투자해 수익을 얻는다. 플랫폼운용의 한 관계자는 “복잡하고 기간이 긴 PEF를 신주인수권(Warrant)과 채권(Bond)이 분리된 BW 등 메자닌 상품으로 구조화해 이익배분을 받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원금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후순위 채권에 투자하는 전략적투자자(SI)의 경영권까지 담보화했다.

플랫폼운용은 이 같은 상품을 최근 한창 뜨고 있는 반도체 업종에 적용시켰다. 지주회사 밑에 반도체 검사기업과 반도체 에칭(etching)장비기업, 반도체용 전구체 생산기업 등 3곳의 유동화전문회사(SPC)를 만든 후 지주회사가 분리형 BW 등에 펀드의 60%를 출자한다. 분리형 BW는 시간이 지난 후 신주인수권만 따로 떼어내 매각할 수도 있다. 플랫폼운용은 메자닌 투자뿐 아니라 발행사의 주력사업과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유상증자와 차익거래, 롱쇼트전략 등 다양한 경영권 매매거래를 추구해 수익을 창출할 계획이다. 3년 폐쇄형 펀드가 만기가 돌아오면 누적 18%의 수익률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플랫폼운용은 지난해 9월 액티브 메자닌전략을 기본으로 헤지펀드 시장에 뛰어들었다. 지금까지 4호펀드를 설정했고 이번 반도체밸류업선순위펀드 설정을 마치면 운용자산은 1,000억원이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플랫폼운용 관계자는 “헤지펀드운용사가 늘어나면서 메자닌 투자 경쟁도 심화되고 있다”며 “플랫폼은 ‘액티브 메자닌’ 전략을 내세워 기존 메자닌펀드와 차별화를 시도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플랫폼운용은 올해 상반기 중에 5,000억원 규모의 인수합병(M&A) 거래를 준비하고 있다. 경영권 매매를 넘어 기업 자체 매매를 통해 수익 극대화를 노릴 예정이다. 비슷한 운용전략을 담은 MR스퀘어드펀드는 2년 정도의 준비를 거쳐 공모 형태로 내놓을 예정이다. 플랫폼운용 관계자는 “헤지펀드 시장의 재간접공모펀드가 가능하게 된 만큼 PEF와 헤지펀드·공모펀드 3박자를 갖춘 운용사로 성장할 계획”이라며 “딜 소싱 능력과 상품설계 능력을 겸비한 만큼 대형 바이아웃 딜과 이를 펀드화해 일반인들도 투자할 수 있는 길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종호기자 joist189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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