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조의연 부장판사) 심리로 15일 열린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최원영 전 청와대 고용복지수석은 “박 전 대통령이 삼성물산 합병을 앞두고 국민연금공단의 의결권 행사를 잘 챙겨보라고 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안종범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도 (합병 건을) 챙기는 것으로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증인으로 나선 김진수 청와대 보건복지비서관도 “(최 전 수석이 받은 지시는)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반대하니 국민연금이 의결권을 잘 행사해서 합병을 도우라는 뜻으로 생각했다”고 답했다. “2015년 7월6일께 대통령 보고용 문건에 국민연금공단 투자위원회가 합병 건을 찬성하도록 유도하느냐”는 특검 질문에도 “그렇다”고 말했다.
김 비서관은 또 최 전 수석이 특검의 조사를 받은 다음날인 올해 1월6일 박 전 대통령이 김현숙 청와대 고용복지수석에게 ‘최 전 수석이 무슨 말을 했는지 알아보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얘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고 인정했다. “대통령에게서 특검 조사 내용을 파악하라는 지시를 받은 적도 없고 소속비서관실에도 지시한 적 없다”는 김 수석의 주장과 어긋나는 증언이다. 이날 안종범 전 수석은 재판에서 “(박 전 대통령이) 개인적으로라도 합병 건을 챙겨보라는 지시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종혁기자 2juzs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