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창]영업이익이 말해주지 않는 것들

프랭크 카루소 AB자산운용 미국 성장주 부문 CIO

실적발표 기간이 다가오면서 기업 경영성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이 시기엔 “A사, 영업이익 예상치 상회”, “C사 영업이익 5% 하락”과 같은 기사가 넘쳐난다. 투자자들이 얼마나 영업이익 (earnings)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기업이 지닌 가치 중 일면만 나타낼 뿐이며 한 기업의 성장가능성을 가늠하는 최선의 바로미터라고 말하기 어렵다. 영업이익만으로는 해당 기업의 자금관리가 얼마나 잘 됐는지 파악할 수 없으며, 매출이익 추이를 정성적으로 분석할 수도 없다. 장기적으로 주주 가치 실현이 가능할지에 대한 정보도 부족하다. 따라서 투자를 결정할 땐 여러 지표들을 종합적으로 살펴보아야 한다. 특히 기업의 장기적인 사업 수익성 및 성장성을 판단하기 위해 다음의 세 가지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


첫째, 자본비용을 살펴보아야 한다. 주식이 장기적으로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선 투하자본수익률(ROIC, 투자금 대비 수익률)이 자본비용을 초과해야 한다. 예를 들어 어떤 기업이 장래 주당순이익(EPS)이 완만하게 증가할 수 있는 대형 인수 계획을 발표한 뒤 주가가 급락했다면, 실질적으로 투자자들은 비효율적인 투자 결정에 반응하고 있는 것이다. 자본 비용에 대해 고려 없이, 기업들은 주가 하락을 막기 위해 공격적인 자사주 매입이나 적극적인 자산 증가와 같은 다양한 수단을 동원해 다시 가치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곤 한다. 그러나 낮은 수익·높은 성장만 추구하는 이런 기업들은 종국에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못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둘째, 재무제표를 꼼꼼히 봐두자. 이익성장률은 사업과 연관성이 낮아 보이는 요소들로도 상승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경기민감 산업의 회복, 회계 변경이나 여러 금융공학적인 요인들에 따라서도 영향을 받는다. 실제 기업 이익의 경우 사업 건전성과 장기성장성에 대해 중요한 시사점을 담고 있는 재무제표와 상이한 흐름을 보이기도 한다. 따라서 기업 이익에만 매달리게 되면 기업과 시장을 제대로 읽지 못한 채 투자하는 우를 범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는 현금 흐름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영업이익 성장률이 유사한 두 기업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모든 조건이 같다면 적은 자본으로 보다 많은 이익을 내는 기업이 우위에 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보다 풍부한 현금 흐름을 창출해냈기 때문이다. 자산수익률(당기순이익 대비 자산총액)이 높은 기업들의 경우, 전통적으로 시장에서 ‘성장한다’고 평가 받는 기업들과 다소 다른 모습을 보인다. 대신 차별화된 성과 패턴을 추구하는 투자자에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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