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TV] 금리 오르는데… 마이너스통장 대출 급증

대출 비수기 마이너스통장 잔액 증가 폭 커
여신심사가이드라인으로 은행 대출문턱 높아진 탓
마이너스통장 대출금리 지난해부터 계속 올라
美 금리 인상시 마이너스 대출금리 인상폭 커질 듯
늘어나는 신용대출… 가계부채 질 악화 우려

[앵커]

편해서, 잠깐 쓰고 다시 채워놓을 생각에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해 돈을 빌리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은행 대출심사가 까다로워 지면서 별도의 심사 없이 손쉽게 돈을 빌릴 수 있는 마이너스 통장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는 건데요. 상대적으로 대출금리가 높은 데다가 앞으로 본격 금리 상승기에 접어들면 대출금리는 더 오를 수 있어 가계부채의 새로운 복병으로 등장하는 모양새입니다. 정하니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은행권 주택담보대출보다 금리가 1%포인트 이상 높은 마이너스통장 대출이 최근 급증하고 있습니다.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2월 말 39조5,386억원을 기록했습니다. 1월말 39조326억원에서 불과 한달 새 5,000억원가량 늘어난 겁니다.

통상 연초가 대출 비수기인 점에 비춰보면 증가 폭이 큰 편이라는 분석입니다.

이달 들어서도 마이너스 대출은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5대 은행의 마이너스 대출 잔액은 13일 현재 39조7,259억원으로 2월말보다 1,873억원 불어났습니다.

지난해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시행으로 은행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간편하게 돈을 빌리고 갚을 수 있는 마이너스 통장을 활용하는 사람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됩니다.

여기에 이달 13일부터 상호금융과 새마을금고 등 2금융권에서도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시행돼 앞으로 마이너스통장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더 불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문제는 시중은행의 마이너스 대출금리가 일반대출 금리보다 높은데다 마이너스 대출 금리가 지난해부터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5대 은행의 마이너스 대출 평균금리는 지난해 8월 연 3.67% 였지만 올 1월 4%까지 치솟았고 지난달에는 평균 4.47%까지 올랐습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본격화할 경우 시장금리 상승으로 마이너스 대출금리 인상 폭은 더 가팔라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마이너스 대출을 이용한 사람들의 금리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미 130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를 잡기 위해 금융당국이 대출 조이기에 나섰지만 그 풍선효과로 오히려 금리가 더 비싼 마이너스통장과 같은 신용대출로 사람들이 몰리고 있어 가계부채의 질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정하니기자 honey.jung@sedaily.com

[영상편집 김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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