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한국인이 봉?…미국 보다 2,100만원 더 비싸

기본 차값, 각종 옵션들 50만~70만원 높아
세금 고려해도 한국 고객 차별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국내 고객을 차별한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첫 판매차인 ‘모델S 90D’를 미국보다 2,100만원 더 비싸게 팔고 있기 때문이다. 인근 국가인 일본과 비교해도 국내 가격이 5% 이상 높다. 가격이 높으면 더 잘 팔린다는 국내 소비자 속성을 악용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15일 서울경제신문이 테슬라의 미국·한국·일본 홈페이지에서 모델S 90D의 가격을 조회해본 결과 풀옵션 모델은 한국에서 1억4,610만원에 판매됐다. 같은 모델 같은 옵션이 미국에서는 10만8,500달러(1억2,477만원, 달러당 1,150원 기준)이었다. 한국이 17% 더 비싸다. 테슬라는 온라인으로 차량을 주문 판매해 홈페이지 가격이 실제 가격을 비교적 정확하게 반영한다. 차량 출고가부터 차이가 났다. 한국은 1억2,100만원이고 미국은 1억296만원이다. 오토 파일럿 기능은 한국에서 선택하려면 660만원을 더 내야 하지만 미국에서는 575만원만 내면 된다. 자율주행 옵션(50만원), 프리미엄 업그레이드 패키지(60만원), 스마트에어 서스펜션(48만원), 열선(17만원), 울트라하이파이사운드(43만원) 외에도 차량색상(25만원), 선루프(34만원), 휠 업그레이드(77만원)도 한국이 더 비싸다. 테슬라 모델S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 공장에서 제작돼 한국에 수입되니 물류비가 붙을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물류비는 고급차라도 평균 대당 4,000달러 정도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물류비를 고려하더라도 한국 판매가가 높다는 이야기다. 가까운 일본과 비교해도 테슬라가 한국에서 고가 판매와 옵션 장사를 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일본 내 모델S 90D 판매가는 1억3,813만원이다. 한국보다 800만원가량 더 싸다.


업계에서는 테슬라가 국내 출시 초 가격을 비교적 높게 잡고 소비자 반응을 본 뒤 가격을 낮추는 마케팅 방식을 쓸 것으로 본다. 비쌀수록 잘 팔리는 국내 시장 분위기를 반영해 일단 높게 가격을 정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국 홈페이지 가격에는 각종 세금이 포함되지 않았고 한국 가격은 세금이 포함됐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차이가 크다”며 “한국 고객에게 고자세인 모습은 분명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테슬라코리아는 이날 스타필드 하남에 첫 매장을 열고 영업을 시작했다. 이날 개장식에 앞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매장을 방문해 1시간가량 둘러보고 테슬라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국내 테슬라 1호 고객으로 알려진 정 부회장은 이날 SUV 차량인 모델X를 예약했다.

/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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