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민수(사진) 초대 한양대 소프트웨어 영재교육원 원장은 16일 서울 성동구 한양대 캠퍼스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창의적 사고를 갖춘 융합형 SW 영재 양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세계적으로 소프트웨어 교육의 중요성이 커지는 데 비해 국내 대부분의 영재교육기관은 수학·과학 중심으로만 운영되고 있다. 전체 영재 중 정보과학 영재의 비율은 2.9%(2015년 기준)로 수학·과학 분야의 영재 비율(81.2%)보다 매우 낮고 심지어 소프트웨어 영재교육을 위한 표준화된 커리큘럼도 없는 상태다.
영재교육원은 인공지능(AI)이 중심이 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분석력·사고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대학교 부설기관으로는 처음으로 만들어졌다. 영재교육원은 ‘높은 지적 호기심’ ‘우수한 사고능력’ 등 논리적 추론 능력이 뛰어난 60명의 영재를 선발해 한국의 데미스 허사비스로 육성한다.
SW 분야 전문가인 유 원장은 우리나라 교육은 대학 입시에 초점이 맞춰져 SW 재능이 있는 아이의 능력을 키우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유 원장은 “SW 분야의 우수한 인재 양성은 재능이 있는 영재를 선발해 잠재력을 개발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데 달려 있다”며 조기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욕구와 성취도가 높은 영재들은 공교육을 거치며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며 “재능이 있는 영재들에게 적절한 교육 기회를 마련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유 원장은 “내년 초중고교부터 SW 교육이 정규 과목으로 들어가는 것으로 아는데 기존의 국영수처럼 암기식으로 갈 것 같아 걱정”이라며 “기존의 정보영재 교육 프로그램이 주로 프로그래밍 위주로만 돼 있는 반면 영재교육원은 프로그래밍이 목적이 아니라 아이들의 영재성을 신장하기 위해 문제 해결 능력과 사고력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의식 수업이 아닌 아이들에게 과제를 주고 그것을 해결하는 실무 중심의 교육을 진행한다는 게 그의 구상이다.
영재교육원의 교육 프로그램도 유 원장의 말처럼 연구활동 과제 중심으로 구성됐다. 선발된 영재들은 100시간의 교육과정을 거치며 △데이터 사이언스 및 인공지능 교육 △컴퓨터 구조 및 이를 활용한 창작활동 △연구과제 활동 등 SW 프로그래밍 기술뿐만 아니라 자기 주도형 학습법을 배운다.
유 원장은 “영재교육원을 통해 키우려는 인재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융합형 인재”라며 “공학이 아니더라도 인문·의학·법학·AI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할 인재를 배출하는 것이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