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급 채용에 팀원이 면접관… 휴넷의 인사혁신

임원도 동료 임원이 면접관
고정관념 깨고 상향식 면접
경력직원 조직 적응력 높여
파격사내문화 매출상승 견인



경력직 과장(책임)급 직원 채용을 위해 면접이 진행되고 있는 교육전문기업의 휴넷의 면접장. 두 명의 면접관이 차례로 질문을 던진다. 지원한 직무와 관련해 이전 회사에서의 경험과 성과, 전문성에 대해서 묻고 면접자는 대답한다.

언뜻 보면 특별할 것 없어 보이는 이 면접이 요새 업계에서 이슈다. 두 명의 면접관 중 한 사람이 대리(선임)이기 때문이다. 기업의 직원 채용 면접에 상사가 면접관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교육전문기업 휴넷은 과감히 깼다. 이른바 ‘상향식 면접’ 방식을 채택한 셈이다.

직원 중심의 수평적 기업문화로 유명한 휴넷이 올해 또 한번 파격적인 제도를 도입했다. 팀장급 경력 직원을 채용할 때 상사 뿐만 아니라 함께 일하게 될 팀원을 면접관으로 참가하게 한 것. 조영탁 휴넷 대표는 “조화로운 협업은 직원들의 행복과 회사 성장을 위해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며 “동료 또는 팀장과 팀원 사이의 화합능력이 실력 못지 않게 중요한 만큼 함께 일할 팀원을 면접에 참여하게 함으로써 면접자에 대한 판단을 다각화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동료 면접도 시행하고 있다. 신규 사업부의 본부장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동료인 다른 부서 본부장 4명이 면접관으로 들어갔다. 1시간에 걸쳐 분야의 전문성, 인성과 리더십 평가를 중심으로 심층 면접이 이뤄진다. 대표이사의 면접은 동료 임원 면접이 다 끝난 후에 진행된다.

동료 임원들이 함께 일할 사람의 시각에서 지원자를 좀 더 까다롭게 평가하다 보니 아직 해당 포지션은 공석이다. 조 대표는 “구성원 한 사람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신중하게 인재를 채용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동료 면접과 상향식 면접을 시행한 후, 경력직으로 입사한 직원들이 조직에 적응하는 속도가 빨라졌고 서로 돕고 이끄는 일이 더 많아졌다.

파격적인 면접 방식 채용 외에도 1개월 유급휴가와 정년 100세 제도도 업계의 주목을 받는다. 휴넷은 지난 2004년부터 만 5년 근속한 직원에게 1개월의 유급휴가인 ‘학습휴가제도’를 운영해 지금까지 65명의 직원이 사용했다. 정년 100세 제도는 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자는 취지에서 시작돼 직원들에게 고용 안정감을 주고 있다.

기존 패러다임을 바꾸는 사내 문화는 회사의 성장동력으로 이어졌다. 지난 2014년 매출액 200억원을 돌파한 이후 지난해에는 300억원을 넘어섰다. 중국 내 한국 기업들의 직원 교육 수요도 꾸준하다. 조 대표는 “사장실이나 임원실을 따로 두지 않고 직원들과 같은 사무실에서 일을 하며 가깝게 지낸다”며 “고정관념과 과거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직원 중심의 혁신적인 사내 문화 조성이야말로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 나아가야 하는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백주연기자 nice8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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