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모멘텀 떠오른 '지배구조 이슈'

지주사 전환 SK·CJ 시총 상승
"기업가치 올리는데 긍정적 효과"
삼성전자 상반기 인적분할 마칠듯
오리온 등 중견기업도 전환 속도



삼성그룹이 지주사 전환 작업을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소식에 지배구조 이슈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 특히 자사주 활용을 금지하는 상법개정안이 3월 임시국회를 통과할 경우 올 상반기 내에 기업들의 지주사 전환 행렬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주사 전환의 첫 단계인 인적 분할을 마무리해야 자사주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009540) 등 지주사 전환을 결의한 기업부터 삼성전자(005930) 등 전환이 예상되는 기업들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의 지주사 전환은 오너에게 자사주를 활용해 지배력을 강화할 기회를 주고 투자자에게는 디스카운트 요인이 해소되며 기업 가치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며 “결과적으로 분할 후 합산 기업가치가 분할 전 기업가치보다 높아지는 효과를 낸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SK·CJ 등 대기업부터 지난해 인적 분할한 중견기업까지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대부분 시가총액이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2월23일 분할 결정을 공시한 샘표는 공시 후 분할기일까지 48.6% 늘었고 신규상장일까지 81.6%, 상장 후 1개월까지 45.4% 증가했다.




삼성그룹도 삼성전자의 인적 분할을 통해 지주사 전환이 예정대로 진행된다. 정대로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지주사 전환 작업은 자사주 활용을 제한하는 개정안이 통과되기 전에 추진될 것”이라며 “지난해 11월 6개월 검토 시한을 공시한 만큼 오는 5월 중 실제 전환 여부에 대해 소통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사회 분할결의-주주총회 특별결의-분할등기 과정에 최소 3개월 이상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보수적으로 4월까지는 이사회의 분할 결의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지주사 전환 과정의 최대 수혜주로는 삼성전자가 꼽혔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인적 분할 후 사업회사로서의 재평가와 주주친화정책 수혜는 물론 정경유착 해소, 지배구조 투명성 측면에서 시장의 후한 평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삼성물산(028260)은 삼성전자홀딩스와 합병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개선 요인이 반감될 것이라는 평가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여러 제반 여건을 고려했을 때 삼성전자홀딩스와 삼성물산 간의 합병은 근시일 보다 3~4년 이후에 실현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롯데그룹도 24일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롯데칠성(005300)음료 사내이사로 선임하면서 지주사 전환 작업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롯데쇼핑(023530)과 롯데푸드(002270)·롯데제과(004990)·롯데칠성음료 등 4개사는 지난 1월 지주사 전환을 위해 분할·합병·분할합병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4개 회사를 중간지주 회사 형태로 만들면서 먼저 대주주 일가의 추가 지분 취득이 이뤄지는 롯데제과의 가치가 계속해서 상승할 가능성이 높고 이 과정에서 롯데쇼핑이 보유한 비상장 계열사의 기업공개 가능성 부각으로 롯데쇼핑의 가치가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홍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롯데제과를 최대 수혜주로 제시했다. 홍 연구원은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편 시 식품 부문 지주사로서의 지위가 강화될 것”이라며 “최근까지 일본 롯데와 신 회장이 지분 매입에 나선 것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삼성·롯데 등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견기업들의 지주사 전환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상법개정안과 함께 8월 지주사 전환 자산총액 요건이 기존 1,0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올라가기 때문이다. 이에 샘표·홈센타·제일약품·유비쿼터스·AP시스템 등 지난해부터 중견기업들의 지주사 전환 발표가 줄이었다. 특히 음식료 기업들의 움직임이 빠르다. 1일 지주사 체제로 공식 출범한 크라운제과에 이어 오리온(001800)과 매일유업(005990)이 지주사 전환을 눈앞에 두고 있다. 매일유업은 24일 분할계획서 승인을 위한 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지주회사 부문과 유가공제품의 개발생산 및 판매를 담당하는 유가공 사업부문으로 분리한다. 매일유업의 자산총액은 1,929억원 수준으로 지주사 자산총액 요건 상승 전에 전환해야 한다. 김태현 연구원은 “인적 분할 이후 사업회사와 투자회사의 합산 시가총액은 8,356억원으로 추정된다”며 “목표가 5만5,000원을 적용한 시가총액을 고려하면 앞으로 11% 이상의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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