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부진 '바른정당'…김무성 다시 등판하나

김무성 의원/연합뉴스
‘포스트 탄핵’ 정국에서도 바른정당의 지지율 부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당내에서 김무성 의원 ‘재등판론’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바른정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을 계기로 탄핵 추진의 당위성을 얻고 보수의 대안세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론을 펼쳐왔다. 그러나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 이후 일주일이 다 되도록 정당이나 대선주자 지지율은 여전히 정체 상태다. 리얼미터가 MBN 의뢰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불출마 선언 직후인 15일 오후 전국 성인남녀 1,015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6일 발표한 긴급여론조사(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바른정당 지지도는 4.7%로, 5개 원내 정당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조사 이래 최저치다. 게다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불출마와 정운찬 전 국무총리 영입 무산 등 인재 부족 현상까지 겹쳤다.


이러다 보니 바른 정당 내에서는 정권 재창출은 고사하고 당의 존폐마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동시에 정권창출 주역의 꿈을 포기했던 김 의원에게 보수를 재건할 대안이 돼달라는 여론이 다시 확산하는 모양새다.

최근 ‘김무성 비대위원장’ 문제를 놓고 빚어진 당내 갈등 과정에서 김 의원이 거듭 백의종군 의사를 밝힌 게 오히려 재등판 요구를 거세게 하고 있다. 바른정당 주도의 정권 재창출 가능성이라도 엿보려면 보수진영에서 큰 정치적 비중을 가진 김 의원이 ‘주인공’이든, 적극적인 ‘킹메이커’이든 양자택일을 해야 한다는 논리다. 실제로 전날 김 의원에게 두 차례에 걸쳐 다시 출마 결단을 내려달라는 당내 의원들의 의견이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는 점심 자리에서 김 의원 등판 요구를 쏟아냈으며, 또다른 의원들은 오후 김 의원 회관 사무실까지 찾아갔다는 후문이다.

김 의원은 이같은 요구에 강한 난색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자신이 불출마를 번복할 경우 발생할 당내 분열에 대한 우려가 큰 것으로 보인다. 또다른 김 의원의 측근 의원은 “비대위원장 자리를 둘러싼 유승민 의원 측과의 갈등은 ‘김무성 불출마’의 진정성에 대한 의심에서 비롯되는 상황”이라면서 “이 상태에서 김 의원이 대선에 나서겠다 한들 당이 하나 된 마음으로 선거를 치를 수 있겠느냐. 결국, 이도 저도 아닌 상태가 돼버리는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김 의원을 향한 재등판 요구가 측근을 넘어 보수 진영 전체의 위기의식에 따른 여론으로 확산될 경우 김 의원은 명분이 충분히 쌓였다고 보고 불출마 결단을 재고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민제 인턴기자 summerbreez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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